지난 3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치러진 제48대 사범대 학생회장단 선거에서 선본 ‘사이사이’의 정후보 최치원(사범대 교육16) 씨가 당선됐다. 단선으로 출마한 ‘사이사이’는 총 675표 중 찬성 616표를 얻어 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사이사이’의 핵심 공약은 △청년사대 대자보전 △성평등교육 교직강의 개설 △교과과정운영비 분석TF 조직 등이다. 3일 29일에 우당교양관 라운지에서 최치원 당선인을 만났다.

 

- 제48대 사범대 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당선 소감은

  “한 달여 동안 다양한 고민과 이야기를 나눈 사이사이 선본,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신 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사이사이에 공감하고 비판해주신 많은 사범대 학우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사범대 학생회가 되겠다.”

 

- 선거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즐거웠던 점은

  “‘사이사이’에 부후보가 없어서 가장 불안했다. 3월 초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부후보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선거를 준비했다. 시간이 지나며 부후보 없이 선거에 출마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컸었다.

  선본이 모이고 회의를 하면서 사범대 내에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작년에 사범대 학생회와 여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할 때 제시했던 사업들에 대한 선본 내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제48대 학생회가 당선돼 진행할 사업들 또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신선한 공약이 많다. ‘청년사대 대자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계기와 앞으로 실현 방안은

  “‘사이사이’는 ‘사사로운 이야기를 사범대의 이야기로’라는 의미다. 개인이 고민하는 문제를 사범대라는 공동체에 공론화시키기 위해서 쓸 수 있는 수단이 ‘자보’다. 선거를 하면서 사범대 내에서 자보를 통한 문제 제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자보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청년사대 대자보전’이라는 공약을 냈다. 주제를 정해서 사범대 학생들의 제보를 받고, 이를 인쇄해서 운초우선교육관이나 라이시움 인근 게시판에 게시할 예정이다.”

 

- ‘성평등교육 교직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와 우려가 큰데

  “‘성평등교육 교직강의 개설’은 두 가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첫째로, 사범대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 들어섰을 때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로부터 가해지는 성인권침해행위에 대비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다. 둘째로, 사회에 만연한 성별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다. 실제로 현 교육과정과 교과서에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같은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범대에서 성평등교육에 관한 교직강의가 개설돼야 한다고 본다. 학교 측에 강의 개설을 요구하기 전에 사범대 내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한 사업이므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은 상태다.”

 

- 올해 등심위로 교과과정운영비가 투명해졌다. ‘교과과정운영비 분석TF’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커 보이는데

  “사범대 내에 실험실습비와 교과과정운영비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수학교육과는 실험실습을 하지 않는데도 이공계로 분류돼 교과과정운영비를 다른 인문계열 학과보다 60만 원가량 많이 낸다. 가정교육과는 실험실습을 하지 않는 학기에도 암묵적으로 실험실습비를 내고 있다. 지리교육과와 역사교육과는 졸업요건으로 답사를 가는데, 10만 원 안팎의 답사 비용을 교과과정운영비에서 지원받지 못한다. 이러한 각 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과과정운영비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공약을 마련했다.”

 

- 가장 기대되는 사업이 있다면

  “‘심야식당 쪽지 사업’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 사범대 학생회의 간식사업을 심야식당이라고 부르는데 올해부터는 색다르게 간식 속에 ‘논의 꼭지’를 적은 쪽지를 넣어서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령, 중간고사 기간 후에 노동절이 있으니 중간고사 간식 사업 때는 ‘근로’라는 단어에 대해서 고민을 던지는 쪽지를 넣을 생각이다. 간식사업은 매년 기장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생회 사업인 만큼 쪽지를 통해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제48대 사범대 학생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사범대를 만들고 싶은지

  “사범대를 일상 속에서 다양한 담론을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또 모든 사범대 학생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바란다. 사람들의 합의 속에 녹아들지 못한 소수자들이 많다. 상식과 보편으로 인해서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사람들 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존재하는 사범대를 만들고 싶다.”

 

 

 

글|송채현 기자 cherish@

사진|김예진 기자 star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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