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측은 중간고사 기간인 4월부터 과학도서관 1층 열람실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 과학도서관 지하 1층의 상점들은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학생식당 공사를 학생들과 협의해 진행하라!” 지난 6일 오후 과학도서관(관장=이헌 교수, 과도) 앞에서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과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위원들이 ‘과학도서관 1층 열람실 폐쇄 규탄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공캠 학생식당의 이전을 포함한 학교 측의 공간변경과 신설 계획이 공지된 가운데, 학생 대표자들은 “학교 측이 공간 이동에 대해서 학생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과도 1층 열람실 공사 계획 변경을 촉구했다.

 

불만 넘쳐나는 학생식당 공사

  현재 이공캠 내 학생식당은 산학협력단 식당이 유일하다. 애기능생활관 학생식당이 작년 12월 22일을 끝으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 측은 과도 1층 열람실을 과도 지하로 이전하고 그 공간에 새로운 학생식당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혔다. 본교 홈페이지 식당 안내문과 과도 게시판 공지문에 따르면, 4월 중 착공해 6월 안으로 푸드코트 형태의 학생식당이 신설된다.

  학생들은 시험기간을 감안하지 않은 착공시기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공캠은 시험기간 중 과도 1층 열람실과 하나스퀘어 지하 열람실만을 24시간 개방해, 시험기간인 4월에 착공하면 열람실 자리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오동학(공과대 기계공학15) 씨는 “시험 기간에 가뜩이나 열람실 자리가 부족한데, 굳이 24시간 개방하는 과도 1층 열람실에 학생식당을 짓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공부를 어디서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번 공사가 장애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공캠 내 대형 열람실에는 과도 1, 4, 5층 열람실, 하나스퀘어 지하 열람실이 있다. 과도 1층 열람실을 지하로 옮길 경우에 학생들은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야만 열람실에 접근할 수 있다. 홍지수 서울부총학생회장은 4일에 진행된 임시 중운위 회의에서 “과도 1층 열람실은 이동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사 중에 발생하는 소음이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과도에는 1층 열람실 외에 4, 5층 열람실이 배치돼 있다”며 “시험기간에 어느 곳보다 면학 분위기가 중요한 도서관에서 공사 소음은 큰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학생 측은 학교 본부가 공간 신설과 변경에 있어서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는 점을 제일 큰 문제로 꼽았다. 서울총학은 “작년 1월부터 두 차례 학내 공간 이동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관리처장 면담을 공문으로 보냈으나 학교 본부가 단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공식적으로 공간 이동에 대한 정보 공개와 협의를 요구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이번 과도 열람실 공사는 학교 측이 독단적으로 진행했고, 그 결과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애기능 농구 코트 자리에 새 건물이?

  Science-π-Park(사이언스 파이파크, 가칭) 가 포함된 지도가 공개되면서 애기능 농구 코트가 사라진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본교 대학생활안내 책자인 ‘KU Life 2018’에 기재된 캠퍼스 안내도를 보면, 애기능 농구 코트가 사리지고 그 부지에 사이언스 파이파크가 자리하고 있다.

  공과대 학생회 측은 과도 학생식당 공사처럼 학교 측이 학생들과의 협의 없이 체육시설을 없애고 공사를 강행할 수 있다는 걱정을 내비쳤다. 김선호 공과대 학생회장은 “작년 관리처장과의 면담에서 ‘신축 건물과 별개로 체육시설을 보장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2018 캠퍼스 안내도에 애기능 농구 코트는 사라지고 대체 시설도 보이지 않는다”며 “학교가 확실한 정보를 공개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확신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애기능 농구 코트를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애기능 농구 동아리 ‘화구회’에서 활동하는 이경철(공과대 전기전자16) 씨는 “애기능 농구 코트가 없어진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있었다”며 “학교 측의 확실한 대답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공과대 학생회와 생명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서명운동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최한길 생명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애기능 농구 코트는 이공캠 내 유일한 체육시설로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서명운동을 통해 학교 측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학내 공간 이전 정보를 공개하라”

  열람실 폐쇄, 체육시설 철거 등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안을 학교 본부가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친다. 6일 과도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학생 대표자들은 과도 1층 열람실을 유지하고 과도 지하에 학생 식당을 신설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의 학생식당 공사를 학생들과 협의하고 학내 공간 이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학생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과도는 많은 고서가 존재하고, 많은 학생이 공부하는 곳”이라며 “학생식당이 이대로 1층에 신설된다면, 냄새와 소음으로 도서관의 본 목적을 잃게 될 것이다”고 요구 사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한길 생명대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지지발언을 통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포털 식당안내에 공지한 것은 소통이라 할 수 없다”며 “학교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단순히 우리 이야기를 듣고 끝내는 것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교 측은 여전히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설부 측은 “현재는 섣불리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차후 관련 논란에 대답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전했다.

 

글 ∣ 김인철 기자 aupfe@

사진 ∣ 이희영 기자 hee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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