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시험공부에 한창이던 지난 4월 중간고사 기간, 학내 공간 관련 사안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애기능생활관 증축과 과학도서관 리모델링은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됐고, 문과대 자치공간은 국제관으로 이전된다. 학생과 학교본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캠퍼스공간위원회(캠공위)가 구성돼 지난 4월 26일 첫 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애기능생활관, 과학도서관 리모델링 전면 재검토

  지난 4월, 학교 측은 과학도서관(과도) 1층 열람실을 폐쇄, 지하로 이전하고 그 공간에 푸드코트 형태의 새로운 이공캠 학생식당을 6월 안으로 마련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학교본부가 공지한 4월 중 착공 일정이 시험기간과 겹치면서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4월 6일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과 공정식 관리처장이 긴급면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열람실 폐쇄 계획은 철회됐으며 예산문제로 애기능생활관, 과학도서관 리모델링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됐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과학도서관에 관해서는 공사를 하더라도 열람실의 수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며 “차후 논의는 캠공위를 구성해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래 애기능생활관 학생식당 자리엔 증축을 통해 건축학과와 디자인조형학부가 들어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애기능생활관 리모델링이 전면 재검토됨에 따라 건축학과는 현재 2학년부터 5학년이 사용하고 있는 공학관 7층을 리모델링해 이용하고, 디자인조형학부는 지금과 같이 미디어관에 남게 됐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건축학과와 디자인조형학부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김지윤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장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현재 디자인조형학부는 혼란스럽다”며 “현재와 같이 미디어관을 이용한다면 디조부의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건축학과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김다운 건축학과 학생회장은 “이전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과사무실과 면담을 가졌다”며 “공학관 7층을 리모델링하는 것에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과대와 국제학부의 학생회간 갈등

  문과대 학생회(회장=이재열) 대표자들은 홍보관 철거 이후 대체공간에 관해 4월 16일 염재호 총장, 공정식 관리처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홍보관이 6월 중에 철거됨에 따라 홍보관 내부의 문과대 학생자치공간을 1학기 기말고사 기간 전, 국제관 지하 1층 카페테리아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홍보관 철거 부지에 지어질 ‘인문사회관’(가칭)의 설계도면 수정 계획과 건물 운용안을 전달 받았다.

  하지만 면담 이후 문과대 학생회가 이러한 내용을 페이스북 페이지 카드뉴스로 공지하는 과정에서 국제학부와의 마찰이 발생했다. 국제학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장우성, 비대위)는 “현재 국제관을 이용하고 있는 국제학부와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문과대 학생회가 면담 결과를 확정적인 내용으로 명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과대와 국제학부 학생들이 페이스북 댓글로 저마다의 입장을 내세우며 논란이 커졌다.

  온라인에서 논쟁이 지속되자 장우성 국제학부 비대위원장과 조성원 문과대 부학생회장 간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후 두 단위 모두 “공지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게재했다. 또한 ‘공간사용공동자치규약(가칭)’ 작성을 합의하며 갈등은 일단락됐다. 문과대 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공간사용공동자치규약은 각 단위가 서로의 공간 자치권을 침해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담을 예정”이라며 “이달 말 작성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학부 비대위 역시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두 단위의 마찰이 커지지 않았으면 한다”며 “문과대 학생회와 소통과 논의를 지속해 학우들이 새로운 자치공간에 정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와의 소통 위한 캠퍼스공간위원회

  학생들의 교육권과 직결돼 있는 공간 문제의 중대성을 고려해, 학생 대표 측과 학교본부는 캠공위를 구성해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캠공위에서 학생 대표위원들은 관리처와 함께 모든 학내 공간관련 사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 학생 대표위원은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을 비롯해 공과대, 디자인조형학부, 문과대를 포함한 6명의 단과대 학생회장과 이규상 서울총학 공간자치국장까지 총 8명이다. 관리처는 “앞으로 캠공위를 통해 과도에 신설 예정돼 있었던 학생식당과 열람실의 위치에 대해 새롭게 논의할 것”이라며 “새로운 열람실 디자인과 수면실 운영 등에 대해서도 전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6일 첫발을 뗀 캠공위는 문제가 된 이공캠 공간 문제를 다뤘다. 이날 회의에서 공정식 관리처장은 “공간이전에 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디자인조형학부의 애기능생활관 이전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 처장은 “애기능생활관 2층은 식당 및 교수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같은 건물 3층과 과학도서관 1층은 자연계 대체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총학생회(회장=김태구)는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내 공간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캠공위 참여의 각오를 밝혔다.

 

글|변은민 기자 silve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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