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제 공연팀 심사 논란이 계속되자, 석준위는 14일 정대 후문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지난 10일, 정대 후문 게시판에 석탑대동제준비위원회(위원장=홍지수, 석준위)의 공연팀 심사과정을 지적하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해당 대자보에는 심사위원들의 무성의한 평가에 항의하며 이에 대한 사과와 추후 방지대책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14일 석준위 측의 사과문이 게시됐고, 참가를 원하는 팀들이 22일에 공연하는 것으로 상황이 일단락됐다.

 

부실한 심사과정에 문제 제기돼

  지난 4월 18일 대동제 공연을 희망하는 팀들이 석준위에 제출한 영상으로 학생 심사위원의 평가가 이뤄졌다. 평가단은 석준위 소속 4명의 학생으로 구성됐다. 총 30팀이 지원해 11팀이 뽑혔고, 19팀이 탈락했다. 이후 10일, ‘상스치콤’, ‘TRUSS’를 비롯한 10개 팀이 대자보를 통해 석준위의 선발 및 평가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10개 팀은 대자보에서 “장르 특성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나 전문성이 없는 4명의 평가단은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인원이 적기 때문에 개개인의 취향, 주관 등의 다른 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심사가 무성의하고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석준위 평가 사유서에 따르면, 한 심사위원은 참가 신청서에 ‘Muse를 카피하는 팀’이라고 밝힌 ‘뮺’의 무대를 “개성 있는 자작곡”이라고 평가하며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신청서를 확실히 검토하지 않은 채 심사를 진행한 것이다.

  평가단이 평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 부족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심사위원은 ‘부기웅앵웅’ 팀의 키보드 연주자가 연주의 일환으로 볼륨을 조절하는 과정을 조율로 오판하고 점수를 감점했다. 10개 팀은 “전문성이 미흡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키보드가 연주 중에 조율이 불가능한 악기라는 것은 기본적인 지식”이라며 “잘못된 판단이 공정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평가 기준에 일관성이 없는 점, 촬영 및 녹음 상태가 감점 사항으로 작용한 점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사과문 게시에도 지속된 논란

  논란이 계속되자 14일 석준위의 사과문이 게시됐다. 석준위 측은 “미숙한 동아리 무대 심사과정 및 이후 대응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탈락한 팀 중 참가를 희망하는 팀에 한해 공연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모든 심사 과정에 있어서 문제가 되었던 원인은 전문가가 아닌 학생 심사위원이 심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0개 팀이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진정성 없는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먼지좋은밤’의 대표 이준석(공과대 전기전자14) 씨는 “학생이 심사했다는 것이 왜 지원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의 원인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TRUSS’의 김승엽(문과대 서문15) 씨는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답을 회피하며 모든 일의 원인을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치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지수 석준위원장은 “작년에도 4명의 학생이 심사했고, 문제가 있었다고 인수인계 받은 바가 없어 그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탈락 팀들과 회의 거쳐 상황 일단락

  사과문 게시 당일 석준위 측에서는 탈락한 팀의 대표자들에게 축제 참가 희망 여부를 물었고, 16일 오후 참여 의사를 밝힌 팀의 대표자들과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이번 공연기획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문제 상황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졌다. 다음날인 17일 홍지수 석준위원장은 대자보와 석준위 페이지를 통해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2018 석준위에 인수인계 자료를 남기겠다”고 밝혔다. 인수인계할 자료에는 공연기획 심사위원을 10명으로 늘리고, 심사지 작성에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홍지수 석준위원장은 “지원서를 꼼꼼히 읽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는 명백한 석준위의 잘못”이라며 “심사가 미숙하게 진행된 것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후대 석준위에 논란이 된 부분을 빠짐없이 전달하기 위해 대동제가 끝난 직후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겠다”고 전했다. 김승엽 씨는 “철저한 인수인계를 통해 내년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 박연진 기자 luminous@

사진제공 | 생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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