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교육 연구지원 확대… "체계화된 교육 필요해"

인문학 진흥 5개년 기본계획 박형규 기자l승인2018.05.23l수정2018.07.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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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사업(PRIME 사업)은 산업수요에 맞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2016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공학계열에서 기업의 인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교육부는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의 정원을 줄이고 공학계열의 정원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산업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심의를 거쳐 3년간 총 6000억 원을 지원하는 대규모 재정사업이 시행됐다. PRIME 사업 선정 21개 대학의 2017년 통계를 보면, 인문사회계열은 정원이 2500명 감소했고 공학계열은 4429명이 늘었다. 이러한 정원 조정을 두고 대학이 취업난 해결이라는 목적에만 과도하게 매몰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문학 진흥’ 내세운 교육부

 

  “이 법은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를 진흥하고 사회적으로 확산함으로써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국민의 정서와 지혜를 풍요롭게 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016년 8월에 시행된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인문학법) 제1조(목적)의 내용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가 차원의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문학법을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인문학 진흥을 위한 계획 수립에 나섰다. 특히 인문학법 제13조에서는 고등교육법 제2조에 해당하는 학교를 인문교육기관으로 삼고 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명시했다. 대학이 인문교육이 체계적이고 연속적으로 실시돼야 하는 기관 중 하나로 지정된 것이다. 이찬규(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인문학법이 국회를 통과해 제도적‧재정적 지원의 근거가 확보된 것”이라며 “이를 실행할 정책 방향에 대한 연구가 이어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법률 제정 외에도 교육부에서는 인문학 진흥을 위한 정책연구를 통해 중‧장기 계획을 준비하고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수렴과 두 차례의 정책토론회를 통해 정책 방향에 관한 심의를 이어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7년 1월, 교육부에서는 인문학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4월에는 2017년도 인문학 진흥 시행계획을 공개했다. 계획안에는 인문학 교육, 연구, 대중화와 관련한 세부 내용이 포함됐고, 특히 대학 내 인문학 교육 및 연구와 관련한 정책도 포함됐다. 이는 모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문교양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한국교양기초교육원과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CORE 사업) 지정 대학의 역할을 확대하고 교양교육을 위한 지원을 체계화하겠다는 계획으로 이어졌다. 당시 관련 정책연구 책임자였던 이찬규 교수는 “인문학이 사회 전체에 혈관처럼 퍼져 영향을 미치는 인문학 생태계 구축이 정책연구의 가장 주요한 방향성”이라며 “인문학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하고 활동하도록 인문학 협동조합을 지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산발적인 인문학 교육을 체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금보다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인문학이 사회에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의 인문학 교육, 어떻게?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을 통해 교양교육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대학 내 인문교양교육을 위해서 지원을 활성화한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는 올해 3월, 대학 교양교육 컨설팅 설명회를 실시했고, 167개 대학을 컨설팅 수행대학으로 지정했다. 대학별 교양기초교육에 대한 컨설팅을 4월부터 시작해 구체적 진단과 처방을 통해 교양교육의 내실화를 꾀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학 내 문학, 예술, 역사, 철학, 종교 등 인문교양교육의 질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학 내 교양교육과정을 총괄하는 조직을 설치하고 전문화하겠다는 계획도 인문교양교육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나와 있다. 본교에서는 2015년 교양교육실에서 승격된 기초교육원이 해당 역할을 맡고 있다. 기초교육원에서는 글쓰기, 사고와표현 등의 필수교양부터 7개의 영역으로 이뤄진 핵심교양까지 대학 내 교양교육과정의 운영을 전담한다. 특히 교양과목 신설 및 폐지 절차를 제도화한다는 계획도 적용되고 있다. 본교 기초교육원에서는 산하에 교양교육위원회를 둬 교양과목의 신설 및 폐지를 심의하고 있다.

 

  또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에 나와 있는 전 계열학생의 인문강좌 필수학점 이수 조항도 2017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됐다. 2017년도 입학생부터는 핵심교양인 세계와문화, 역사의탐구, 문학과예술, 윤리와사상 4개 영역 중 2개 영역에 대해 각 1과목 이상 이수해야 하고, 2018학년도 입학생부터는 해당 영역 중 1개 영역에 대해 각 1과목 이상 이수해야 한다. 인문계열 학생이 아니더라도 인문학 영역에 속하는 교양과목을 필수적으로 수강하도록 한 것이다. 최승완(생명대 생명공학17) 씨는 “환원주의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생명과학의 관점과는 달리 인문학에서는 전체적으로 통찰하는 시각을 요구하는 것으로 느꼈다”며 “전공 공부를 하면서는 접하기 힘든 접근법을 배워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대학 간 인문학 강의 상호교환을 실현하겠다는 교육부의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 내용도 본교에서 현실화됐다. 2017년 9월 진리‧정의‧자유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이름으로 본교와 연세대의 합동강의가 개설돼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철학, 문학 등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로 양교의 대표 교수들이 서로의 학교를 방문해 합동강의를 펼쳤다.

 

인문학 연구 지원도 확대돼

 

  교육부의 인문학 진흥 5개년 기본계획에 따라 석‧박사 과정생에 대한 장학금과 독립적인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실현되고 있다. 우선 석‧박사 과정생을 대상으로는 장학금 중심의 지원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재 CORE 사업단을 통해 인문계열 대학원에 진학할 3~4학년 학부생에게 월 60만 원 이상의 장학금이, 석사과정생에게는 70만 원 이상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또 BK21플러스 사업단을 통해선 석사급에게 월 60만 원 이상, 박사급에게 월 100만 원 이상의 장학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글로벌박사양성사업을 통해서는 석‧박사 통합과정생과 박사과정생에게 연 2000만 원의 장학금과 1000만 원 가량의 등록금이 지원된다. 일반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문과대 13학번 유 모씨는 “CORE 사업단 학업지원금을 통해 도움을 받는 대학원 준비생도 있다”며 “한 학우의 경우 지급받은 학업지원금을 통해 대학원 등록금을 모아 대학원 진학을 목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학금 지원 외에도 인문학 연구 자체를 지원하는 인문한국지원사업(HK 지원사업)이 본교에서 운영됐다. 2007년 선정돼 약 10년간의 사업기간을 거쳐 종료된 HK 지원사업은 대학 내 연구소를 중심으로 인문학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연구역량을 쌓아왔다. 본교 내에서는 아세아문제연구소, 글로벌일본연구원, 민족문화연구원에 HK 지원사업이 시행됐고 각각의 연구 아젠다에 맞게 일정 기간 동안 인문학 연구를 지원받았다. 대표적으로 글로벌일본연구원에서는 ‘일본연구의 세계적 거점 구축’이라는 전체 아젠다를 내걸고 HK 해외지역연구사업을 시행했다. 10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대표적으로 일본연구 연감인 <저팬리뷰>와 <일본문화사전>을 발간하고 ‘재난, 안전, 동아시아’ 연구를 통해 재난안전융합연구원의 설립을 이끌었다. 글로벌일본연구원 송완범 교수는 “한‧일의 영역을 넘어선 동아시아 상생을 위한 기초적 연구가 될 것”이라며 “융합적인 일본연구 수준의 제고와 연구 성과의 공론화를 통한 인문학의 대중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 인문학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특정 아젠다와 관련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글ㅣ박형규 기자 twinkle@

일러스트ㅣ주재민 전문기자

그래픽ㅣ이지혜 디자이너

박형규 기자  twinkle@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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