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학생회 선거가 끝나고 2018학년도 단과대·독립학부 학생회의 임기가 마침표를 찍었다. 단과대·독립학부 학생회는 복지·문화, 인권 사업에 주력했다.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원활한 교류를 위한 움직임도 엿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즐겁고 편안한 대학 생활을 위해 노력한 단과대·독립학부 학생회의 지난 1년간의 사업을 되돌아봤다.

  디테일한 학생 수요 노린 복지·문화 사업

  2018학년도 단과대·독립학부는 다양한 복지·문화 사업을 추진했다. E-sports 대회, 플리마켓, 영화제, 체육대회, 우산대여와 같은 사업은 학생회 대부분의 ‘연례행사’가 됐다.

  학생들이 교육과 관련된 정보에 손쉽게 접하도록 하는 노력도 있었다. 제35대 미디어학부 학생회 ‘팔레트’와 제51대 정경대 학생회 ‘다움’은 이중전공·융합전공 희망 학생들을 위한 자료집을 제작해 배포했다. 자료집에는 이중전공·융합전공에 진입한 학생의 전공설명과 학과소개가 담겨 있다. 또 합격 당시의 학점도 기재돼 이중전공·융합전공 희망 학생들은 ‘예상 학점컷’을 파악할 수 있었다. 미디어학부 학생회의 자료집엔 유용한 내용이 많아 다른 학생회가 자료집을 만드는 데 참고하기도 했다.

  이색적인 복지 사업도 있었다. 정경대 학생회, 제33대 의과대 학생회 ‘줌인’은 전문가를 초청하는 원데이클래스를 열어 PPT, 포토샵 등 학생들 수요에 맞는 일일특강을 진행했다. 제29대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 ‘결’은 슬라임 만들기, 글라스데코 만들기 등의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교외 업체와 제휴를 맺어 저렴한 서비스 제공을 도모한 사례도 있다. 제51대 경영대 학생회 ‘이룸’은 병원 세 곳과 제휴해 학생들이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제48대 사범대 학생회 ‘사이사이’는 임용고시 인터넷 강의 업체 ‘박문각’과 협력해 인터넷 강의를 시중가격보다 저렴하게 제공했다. 또 ‘g스쿨’과 제휴해 임용고시 공부에 필요한 기출문제집을 배부하기도 했다.

 

  세심한 인권 사업, 중요 사회이슈 반영해

  불법촬영 범죄가 중요한 사회 의제로 떠오르며 관련 사업도 기획됐다. 경영대, 문과대, 자유전공학부 등은 각 학생이 주로 생활하는 건물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가 있는지 전수조사했다. 신진하(문과대 불문18) 씨는 “은폐된 변기 칸에서 볼일을 보는 여성은 불법촬영 위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며 “‘여대생’ 자체가 성상품화 되는 경우도 많아 학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가 있는지 전수조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학부와 공과대는 화장실 칸마다 존재하는 나사구멍을 실리콘으로 막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보과대, 정경대, 문과대, 디자인조형학부는 술문화, 여성주의, 채식주의 등 다양한 인권주제를 다룬 세미나를 진행했다. 제12대 보과대 학생회 ‘스케치’는 한 해 동안 인권세미나를 세 차례 진행했다. 김우현 보과대 학생회장은 “술자리부터 소수자, 여성인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듣는 자리여서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모든 인권세미나에 참가한 화찬웅(보과대 바이오의과학18) 씨는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인권 개념들을 배울 수 있었다”며 “다만 참여율이 저조해 아쉽다”고 전했다.

  장애인을 고려한 정책도 눈에 띈다. 제52대 공과대 학생회 ‘공대다움’은 장애인이 편한 환경에서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Barrier-free) 월드컵 상영제를 진행했다. 김선호 공과대 학생회장은 “교내 장애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인권 단체의 자문을 구했다”며 “모든 학생이 학생회 사업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50대 문과대 학생회 ‘서로소리’의 경우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사업을 홍보해 많은 학생이 장애인 도우미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외국인과의 소통창구도 모색해

  나날이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과 소통하기 위한 사업도 등장했다. 미디어학부 학생회는 MISA(Media International Student Association)를 통해 외국인 학생회와 교류했다. MISA에 소속된 김희수(미디어18) 씨는 “외국인, 한국인 비율을 맞춰 조를 구성해 친목행사를 진행했다”며 “교류가 어려웠던 외국인 학생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야라(Yara, 미디어18) 씨 역시 “한국인 학생은 외국 문화에, 외국인 학생은 한국 문화에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MISA와 같은 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고 말했다.

  정경대 학생회도 외국인 학생과 소통하기 위해 KUPE BUDDY를 꾸렸다. 다만 참여율이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대영(정경대 정외17) 씨는 “한국인 학생은 많이 참여했지만 외국인 학생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외국인 학생의 경우 2학기에 주로 입학하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 말했다.

 

  논란 불거졌던 사범대와 정경대

  단과대 학생회가 마냥 평화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사범대는 1학기 ‘예비군 버스 논란’, 정경대는 2학기 ‘인권주간 한남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4월 8일 국제학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장우성)는 사범대 학생회에 예비군 버스 대절 사업 공동 추진을 건의했다. 하지만 사범대 학생회는 거절했다. 사범대 학생들은 학생회가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를 들어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치원 사범대 학생회장이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국제학부에 급히 답변하느라 개인적 견해를 협업 거절의 주된 근거처럼 내세웠다”며 “부적절한 표현으로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히며 사건이 일단락됐다(관련 기사 1850호 ‘학생예비군 버스 대절 논란으로 홍역 치른 사범대 학생회’).

  제50대 서울총학생회(회장=김태구)가 주최한 인권주간에서 10월 30일 정경대 학생회가 진행한 인권부스도 순탄치 않았다. 정경대 학생회는 행사 참가자가 청소년 시기에 경험한 인권침해사례를 일기장에 작성하는 활동을 주관했다. 하지만 정경대 학생회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활동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한남, 한남뭉탱이’라는 표현이 담긴 일기장이 게시되자 ‘남성에게 불쾌감을 일으키는 게시물이 학생회 공식 매체에 올라왔다’며 학생들이 반발했다. 정경대 학생회는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2차 사과문까지 작성했다. 2차 사과문을 통해 “학생회의 책임을 회피하는 느낌을 준 점에 사과 드린다”고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수습했다(관련 기사 1863호 ‘정경대 인권주간 한남 논란’).

 

글ㅣ김태훈·이현수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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