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문학-인도편]
[제3세계 문학-인도편]
  • 이정호(한국외국어대 인도어과) 교수
  • 승인 200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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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 생생한 민중의 삶 담아


오늘날 힌디문학 중 소설은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하여 쁘렘찬드의 사실주의 전통을 이어받은 작가그룹 △사랑과 성(性)을 주제로 인간의 심리 및 성격묘사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그룹 △과거의 찬란했던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그룹 △문명이 뒤진 농촌의 토속문화를 생생하게 그리는 작가그룹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오늘의 힌디문학은 넓은 의미의 민중 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기에는 민중의 삶의 희망과 절망, 웃음과 눈물, 흥망 성쇠가 깊숙하게 기록돼 있다. 경향은 사실주의와 휴머니즘의 조화가 그 특징이 되겠다. 오늘의 작가들은 인간과 사회, 자연과 우주에 대해 인습적이거나 보수적이고 편협한 사고를 갖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유분방한 독자적이고 현세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좁은 의미에서 본다면 오늘의 힌디문학을 ‘도회지 중산층의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작가들이 도시 중산층의 이야기를 도시 중산층을 위해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주제와 인생관에 편협함을 보이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힌디문학은 10∼11세기를 전후하여 힌디어의 발달과 함께 시작된다. 시대 구분 상 1850년 이후의 문학을 인도현대문학으로 일컫는데, 이 시기는 영국의 식민통치 강화 및 경제적 착취에 반발해 반영저항의식이 잉태된 시기이며, 한편으로는 서구문화의 접촉 및 신교육의 도입과 신문 및 잡지의 발행 등으로 국민들 사이에 민족자각의식이 싹튼 시기이기도 하다. 이전까지는 무갈제국 하에서 신을 찬양하는 종교적 시나 왕을 칭송하는 궁중문학이 주종을 이루어 왔으나 1850년 이후부터는 현실사회를 바탕으로 한 인생의 모든 문제를 주제로, 작품경향도 사실주의 및 진보적으로 변화했다.
 
쁘렘찬드 등장은 인도소설 전환점

힌디문학은 쁘렘찬드(1880∼1936)가 등장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12편의 장편과 수십 권의 단편집을 펴낸 그는 힌디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베나라스 힌두대학을 나온 그는 영국 식민통치 하에서 관리로 지내다가 1921년 마하트마 간디의 (반영)비협력 운동에 감명을 받아 관리직을 사임했다. 그 후 교직생활과 문예지를 발행하면서 문학활동을 통해 민족의식 고취와 독립운동 및 사회개혁에 많은 공헌을 했다. 초기에 그는 간디 사상에 기초한 이상주의로 시작해 마지막 작품인 『고단』에 이르러서는 사실주의 경향으로 기울었다.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한 그의 문학은 당시 사회상을 그대로 대변했다. 특히, 식민통치하의 관리 및 봉건지주들의 횡포, 위선, 가식 등을 고발하고 농민, 노동자 등 하층민들의 비참한 생활상과 사회의 여러 악습, 고통받는 여인들을 주제로 삼았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인도인들의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의 문학이 힌디문학의 분수령이 된 이유는 이전까지의 흥미 본위의 주제를 떠나 몸소 체험한 현실 즉, 인생의 현안문제를 문학의 주제로 삼아 사실적 표현으로 때로는 유머와 위트, 풍자를 섞어 가면서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독립 이후 지난 반세기에는 ‘모더니즘’의 기치아래 도시 중산층의 내면세계 즉, 그들이 현실에서 겪는 불안, 절망, 좌절, 섹스, 부부관계, 이혼문제, 세대 간의 갈등 등을 주제로 한 사실주의적 소설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가치 질서로부터의 해방을 묘사한 것으로 포괄적 사회문제보다는 현대인의 내면세계를 분석한 것이다. 이러한 작품경향은 서구문학의 영향도 크게 받았지만 무엇보다 인도의 국내적 여러 요인이 작품경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해방 이후의 작가들은 다각도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1960년대 중반까지 인도사회는 부정과 불신, 이기주의, 기회주의의 팽배와 더불어 가치관이 급속도로 붕괴돼 가고 있었다. 지배계층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물론 경제나 사회구조의 변화나 개선도 없었다. 이러한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 하에서 정직하고 깨끗한 심성을 가진 젊은 작가들이 앞으로 나와 낡은 도덕성에 경고를 외치고 나섰다.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사회에서 이들 젊은 작가들은 ‘새로운 휴머니즘의 예술적 표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나이 까비따(New Poem), 나이 까하니(New Short Story)’라는 문학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기존의 시나 소설에다 나이(새로운)라는 형용사를 붙인 이 문학운동은 형식이나 기교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보고 이해하는 관점 또한 달랐다. 이 새로운 문학운동은 독립 후 새로운 사회 속 새로운 인간의 새로운 사고를 새로운 언어를 사용해 새롭게 표현한 것이었다.

독립 후 소설은 현대인 내면세계 분석
어두운 현실 담은 단편소설 유행하기도
 
 
1950년 이후 불신, 불안, 찰나주의, 좌절, 절망, 죽음의 공포, 외로움, 섹스 등 반사회적 삶의(부정적) 주제의 단편들을 ‘나이 까하니’라고 부른다. 나이 까하니는 주로 도시 중산층의 세속적인, 불건전한 모습을 담고 있으며 형식에 있어서는 상징법, 비유법 등을 많이 사용했다. 대표적 작가로는 모한 라께쉬, 나르말 와르마, 라젠드라 야다우, 까믈레스와르, 비스므 사하니, 레누, 아므르 깐드, 다름비르 바르띠 ,히만수 조쉬 등이 있다. 이들 작가들은 변화하는 인생을 총체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일부분의 부정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일부 작가들은 나이 까하니에 나타난 심리적 부정적인 면을 현대적 사고, 과학적 사고 또는 새로운 예술적 감각, 시대적 진리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변화하는 사회 상황 속에 나타나는 사회적 모든 현실에 관심을 집중시켜 인생의 모순, 위선, 허식, 불합리 등을 단편소설의 주제로 삼았다. 이들의 작품활동과 경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60년대 이후의 단편소설들은 더욱 과격, 무정하고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 60년대의 인도는 중국과의 전쟁, 네루의 죽음, 파키스탄과의 전쟁, 1967년 총선 등으로 정국은 극도로 불안했으며, 심한 기근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도 맞게 된다. 또, 실업자의 증가로 인한 중산층 젊은이들의 불안과 분노, 좌절, 불신 속에 소요가 강하게 일어났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 속에서 젊은 작가들이 아-까하니(Anti-Short Story)라는 기치를 들고 전면에 나선다.

이들 젊은 작가들은 대부분 독립 후에 출생, 성장하면서 인도의 현실을 직접보고 체험한 자들이었다.  현실을 새롭게 보자는 구호 아래 이들의 작품에는 급진적이고 반동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산문이나 신문기사 같은 글도 있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두드나트 싱, 까쉬나트 싱, 마힙 싱, 수레쉬 신하 등이 있다. 이들 작가들의 주제는 인간관계의 비인간성, 소외, 인간성 상실에서 오는 두려움, 공포 등으로 개인과 가족구성원 사이의 불화에서 빚어지는 현대생활의 위기나 무관심 등을 비꼬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80년대 소설에도 이어지고 있다.

격동의 현대사 그린 소설 화제
 
힌디소설에는 특히 정치의식이 많이 깔려 있는데 이것은 오랜 독립운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격동의 정치흐름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 개인주의 사고, 교육의 보급, 중산층의 형성, 물질적 부의 증가는 인도인들의 삶에 새로운 방향과 인식을 가져다주었다. 생활 경험의 다양성 속에서 삶의 모순과 갈등, 전통과 진보의 이중적 가치관 등 삶의 가치관의 추이를 작가들은 사회적 제도, 전쟁의 영향, 개인의식, 역사적 사건 등에서 다양하게 찾고 있는 것이다. 힌두-무슬림 두 종파 간의 무서운 살상과 폭력은 인도인들에게 큰 상처가 아닐 수 없었다. 독립을 전후한 두 종파 간의 갈등과 야수적 인간성을 그린 소설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따마스』는 지금도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적 감각의 부부 사이나 가정생활의 변모를 그린 ‘아게이’, ‘라젠드라 야다우’, 고등교육을 받은 자들의 절망과 좌절을 그린 ‘모한 라께쉬’, 사회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한 ‘나가르 준’ 등은 오늘의 대표작가들이다.

오늘날 힌디문학 중 소설은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하여 쁘렘찬드의 사실주의 전통을 이어받은 작가그룹 △사랑과 성(性)을 주제로 인간의 심리 및 성격묘사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그룹 △과거의 찬란했던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그룹 △문명이 뒤진 농촌의 토속문화를 생생하게 그리는 작가그룹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오늘의 힌디문학은 넓은 의미의 민중 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기에는 민중의 삶의 희망과 절망, 웃음과 눈물, 흥망 성쇠가 깊숙하게 기록돼 있다. 경향은 사실주의와 휴머니즘의 조화가 그 특징이 되겠다. 오늘의 작가들은 인간과 사회, 자연과 우주에 대해 인습적이거나 보수적이고 편협한 사고를 갖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유분방한 독자적이고 현세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좁은 의미에서 본다면 오늘의 힌디문학을 ‘도회지 중산층의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작가들이 도시 중산층의 이야기를 도시 중산층을 위해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주제와 인생관에 편협함을 보이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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