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 만발한 전면 온라인 강의 일주일
해프닝 만발한 전면 온라인 강의 일주일
  • 이현주·조민호기자
  • 승인 2020.03.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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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초유의 전면 온라인 강의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만반의 준비에도 서버 오류가 발생했고, 익숙지 않은 수업 방식에 교수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초반 혼란이 수습되고 상황이 안정된 이후엔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온라인 강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서버 오류에 강의 끊김

  온라인 강의 첫날은 순탄하지 않았다. 16일 오전 10시경 Blackboard(블랙보드) 시스템 서버 오류가 발생해 2교시 수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자연지능과 인공지능을 수강하는 A씨는 “30분 넘게 블랙보드 접속을 시도했지만, 접속에 실패했다.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강의 링크를 받은 다음에야 겨우 블랙보드 콜라보레이트(Collaborate)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e-learning 지원팀(이러닝 지원팀)은 복수 기기에서 블랙보드에 로그인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공지를 블랙보드에 게시했다. 박지훈 교수학습개발원장에 따르면, 블랙보드에 4만 명가량이 동시 접속하면서 순간적으로 많은 트래픽이 발생해 서버오류가 일어났다. 현재 블랙보드 서버는 동시접속자 수가 18000명 정도로 유지되면서 안정적인 상태다.

  블랙보드 서버가 복구되고도 녹화 강의가 재생 중 끊기는 현상이 일어났다.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17학번 B씨는 심리학의 이해강의를 듣던 중 화면이 멈춰 페이지를 껐다 켜기를 반복해야 했다. 녹화 끊김 현상은 커먼스(COMMONS, 강의 영상을 블랙보드에 올리는 플랫폼)의 서버 용량이 한계에 이르러 발생한 문제였다.

  박지훈 원장은 전국 대학들이 커먼스를 사용하고 있어 서버 용량이 거의 다 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러닝 지원팀은 커먼스를 사용하는 교수자마다 일괄적으로 10GB씩 서버 용량을 분배했지만, 교수자의 모든 녹화 용량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본교에서 강의 4개를 담당하는 류경선(교양교육원) 교수는 “4개 수업의 1회분 영상만 올려도 6~7GB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커먼스 서버 용량을 추가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이러닝 지원팀은 블랙보드 대신 칼투라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걸 교수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처음 겪은 온라인에 허우적

  서버 문제 외에도 교수자들이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각종 시행착오가 일어났다. 교양강의를 담당하는 C강사는 유튜브로 수업을 진행하던 중 마이크에서 심한 잡음이 발생해 급히 강의를 종료해야만 했다.

  C강사는 온라인 강의가 처음이다 보니 어떤 문제가 생길지 실제 강의 전까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16학번 박모 씨는 실시간으로 진행된 한국경제사수업을 40분 동안 교수의 목소리가 겹친 채로 들었다. 박모 씨는 교수님이 온라인 강의가 처음이다 보니 댓글로 알려드려도 소리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셨다고 말했다.

  장애 학생들도 곤란을 겪었다. 전문 속 기사의 속기가 제공되지 않는 외국어·이공계 강의를 듣는 장애 학생은 실시간 강의에 바로 참여하기 어렵다. 대본을 보며 강의를 시청해야 하는데, 필기 도우미가 실시간 속기 제공 프로그램 소보로의 속기를 교정해 강의 대본을 제작해주길 기다려야 해서다. 하지만 교수자의 실수나 서버 문제로 강의 녹화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대본 제작 역시 소보로의 정확성이 떨어지다 보니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시스템 관리에 민원 처리까지 담당하는 이러닝 지원팀은 하루하루가 비상이다. 박지훈 원장은 이러닝 지원팀 직원 3명이 온라인 강의 지원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정말 바쁘다교수와 학생으로부터 모든 민원을 받다 보니까 감정노동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면 온라인 강의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20일, 한 학생이 중앙도서관에서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시간 지나자 긍정적 반응도

  19일부로 온라인 강의 시행이 1주 연장되며 현 상황은 적어도 2주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초반 혼란에 불만도 있었지만, 점차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교수와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방식에 점차 적응해가고 있다.

  ‘일본어교과교육론을 담당하고 있는 조영남(문과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온라인 강의 방식으로 강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수업 도중 학생이 들어오면 흐름이 깨지는 오프라인 강의실과 달리 온라인 강의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장소에서 수업 수강이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태훈(이과대 수학12) 씨는 “1시간가량 통학 시간이 줄어 매우 편하다고 말했다. 안지홍(경영대 경영20) 씨는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듣는 등 간편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점이 좋았다고 전했다.

  온라인 강의 덕분에 학습 효과가 증대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수자와의 의사소통이 더 활발해지기도 해서다. 김종현(보과대 바이오시스템14) 씨는 온라인 강의가 학생들이 교수님께 직접 질문하는 부담을 한결 덜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녹화 강의는 맞춤식 수강에 도움을 줬다. 재생 속도를 조절해 본인에게 맞는 학습 속도에 따라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복습이 필요할 때 다시 강의를 참고하기 편하다. 장채원(사범대 교육18)씨는 어려운 부분을 반복해 들을 수 있었다이후에 온라인 강의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현주·조민호기자 press@

사진 | 양가위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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