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훈련은 멈출 수 없다
그래도 훈련은 멈출 수 없다
  • 이성혜 기자
  • 승인 2020.05.3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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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체육특기자 인터뷰

시설 폐쇄돼 훈련에 악영향

애써 준비한 경기가 취소되기도

다음 시즌 위해 다시 집중

  감염병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 코로나19는 단번에 성화를 꺼트렸다. 훈련이 일상인 운동선수들에게 훈련시설 이용 제한, 경기 일정 연기는 분명한 고통이었다. 하지만, 훈련은 멈출 수 없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곳곳에서 노력 중인 본교 체육특기자 선수 6(골프, 승마,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축구, 피겨)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사라진 훈련장에 컨디션 저하

  피겨선수 이시형(문스대 스포츠과학19)씨는 19~20시즌 막바지에 훈련 장소를 잃었다.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오후 시간동안 훈련했지만, 316일부터 태릉선수촌이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이용되며 훈련하던 선수들은 선수촌을 나와야했다(지난달 27일을 마지막으로 생활치료센터는 문을 닫았다).

  당시, ‘2020 ISU 세계 주니어 피겨 선수권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있던 이시형 씨는 급하게 새 훈련장소를 찾았다. 일반인용 링크장을 찾아 훈련했지만, 낮 시간엔 일반인에게 개장해야 하는 탓에 새벽 시간에만 링크장을 쓸 수 있었다.

  “선수들이 가장 좋은 기량을 발휘하는 시간은 몸이 가벼운 오후 시간대예요. 새벽부터 몸을 풀고 연습하기 위해 체력을 두세배 넘게 써야 했습니다.” 점프와 스핀을 주된 기술로 다루는 피겨. 몸이 잘 풀리지 않은 새벽엔 부상 위험이 높아 기술 훈련을 함부로 시도할 수도 없었다.

이시형 씨가 2020 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를 위해 훈련 중이다.

 

  본교 여자축구부 소속 송재은(문스대 스포츠비즈17) 씨도 전지훈련 도중 훈련장이 폐쇄돼 동계훈련을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기존 훈련 장소인 세종캠 녹지운동장, 헬스장도 학교 방침에 따라 문을 닫자, 개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도 할 수 없었다. “동계훈련 때 만들어놓은 기량이 계속 줄어드는 느낌이에요. 졸업하기 전에 대회를 하나라도 더 뛰어 실업팀 감독님들 눈에 띄어야 하는데, 경기가 자꾸 미뤄지네요.”

세종캠 녹지운동장에서 프리킥 연습 중.

 

  기약없는 일정에 방황하기도

  승마선수 신예림(문스대 스포츠비즈18)씨의 경기 일정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감염 우려로 승마장이 문을 닫았지만, 정작 승마 훈련은 사람이 아닌 말과 함께 하기에 감염 걱정은 크게 없다고 한다. “오히려 생활체육으로 승마를 찾는 사람들은 더 늘은 거 있죠?” 신예림 씨가 웃으며 말했다.

  훈련에는 지장이 없지만, 실전 연습이 불가능해 전국체전 참가 종목을 못 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예림 선수의 주 종목은 말과 함께 장애물을 뛰어넘는 장애물 경기다. 연습경기로 말의 상태를 점검해가며 장애물의 높이(중장애물 130cm, 대장애물 150cm)를 결정해야하는데, 경기를 뛰지 못하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신예림 씨는 말 ‘퀴담’과 함께 마장마술 호흡을 맞추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오상훈(문스대 국제스포츠20) 씨는 경기 일정이 미뤄져 한 달간 휴가를 가졌다. 19~20시즌 경기 중 세 번의 경기를 더 치러야 했지만, 모두 8월로 연기됐다. “오랫동안 준비하던 경기가 미뤄지니까 훈련할 의욕이 딱 사라지더라고요.” 새내기인 오상훈 씨는 지금 학교에 있다. 일주일에 2번 정도 대면강의를 위해 학교에 간다. 아직 학교에 대해 잘 몰라 한창 낯을 가리는 중이다. “처음 대학수업과 과제를 듣게 됐는데, 온라인 수업으로 들으니 교수님께 뭘 여쭤보기도 어려웠어요. 힘들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더 힘드네요.”

지상에서 코너 훈련 중인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오상훈 씨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선수들은 살아간다. 아이스하키 선수 정시윤(문스대 스포츠과학19) 씨는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취소로 지난 2월 갑작스럽게 진천선수촌을 떠나야 했지만, 지금은 과생활로 한창 바쁘다. 얼마 전에는 새내기들을 위해 과 점퍼도 배부했다. “한동안 허무했던 감정은 숨길 수가 없었어요. 학교생활을 하는 요즘은 정말 즐겁습니다.” 정시윤 씨는 신입생들 궁금증도 풀어주고, 밥약도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시형 씨에겐 재충전의 시간이 주어졌다. 해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자발적으로 실시한 자가격리기간. 그에겐 재활과 휴식의 시간이었다. “몸이 회복되기 전에 훈련을 재개하면 더 큰 부상이 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온전히 나를 위한 휴식이라 생각하고 지금은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훈련 돌입이다. 정시윤 씨는 주 4~5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기량 회복에 힘쓰고 있다. 이시형 씨도 휴식을 마치고 다음 시즌을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다. “국가대표가 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기에, 훈련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죠.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기 위해 열심히 스케이트를 탈겁니다.”

 

정시윤 씨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기량 회복 중이다.

 

  얼마 전부터 시즌을 시작한 종목도 있다. 골프선수 구교원(문스대 국제스포츠학부16) 씨는 527일 올해 첫 경기를 마쳤다. “연습을 하루만 쉬어도 감이 떨어지잖아요. 한동안 훈련장에 못 갔을 때 감이 떨어질까 마음 한 구석이 불안했어요.” 구교원 씨는 8월에 ‘KPGA 정회원 테스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선수로서 성장하기 위해 매 시합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시즌이 시작됐으니, 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겁니다.”

KPGA 스릭슨투어 1회차 경기중인 구교원 씨. 올해는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규정했다.

 

 

글 | 이성혜 기자 seaurchin@

사진 | 두경빈 기자 hayabusa@

사진제공 | 구교원, 송재은, 신예림, 오상훈, 이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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