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 간 논의로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다
학제 간 논의로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다
  • 최낙준 기자
  • 승인 2020.05.31 2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경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의 변화와 대응’ 심포지엄

  코로나19는 사회를 바꿔 놓았다. 우리는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528일 정경대 산하 4개 연구소(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 경제연구소, 정부학연구소, 통계연구소)국가 위기와 리더십, 정부 역할의 변화'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의 변화양상을 파악하고 정책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번 행사는 유튜브 채널 고려대학교 정경대학을 통해 생중계되는 온라인 심포지엄이었다. 중계를 위한 카메라 장비가 설치된 가운데, 행사장에는 발제자인 김범수(정경대 경제학과), 최상옥(정경대 행정학과), 박홍규(정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15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도중 소리가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1시간 30분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발제와 질문이 오갔다.

김범수 교수는 화상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1. 감염병 모델로 검증한 한국의 코로나 방역효과

  김범수 교수는 박상수(정경대 경제학과) 교수, 김선빈(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토대로 왜 한국의 COVID19 대응은 상대적으로 효과적인가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코로나 방역 대응의 관건은 사회적 제약 여부다. 공동연구는 이를 보건경제학적 감염병 모델을 통해 검증했다. 모델에는 코로나19의 특성인 무증상 감염을 고려해 변형한 SEIR이 사용됐다. SEIR이란 질병의 진행 과정을 감염대상(Susceptible), 접촉(Exposed), 감염(Infected), 회복(Removed)으로 나눠 질병의 확산 및 전파 양상을 나타낸 감염병 모델이다.

  김 교수는 변형한 SEIR모델을 한국과 이탈리아의 사례에 적용했다. 한 감염자가 전염을 통해 추가로 만들 수 있는 감염자의 평균 숫자인 기초재생산 지수를 각각 측정했다. 사회적 제약 여부에 따른 기초재생산지수의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사회적 제약이 가해지기 전인 3월 초까지의 이탈리아, 사회적 제약을 유지하던 5월 초까지의 한국의 상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사회적 제약이 없던 이탈리아에 비해 사회적 제약이 있었던 한국의 추가 감염자 발생 정도가 낮았다. 이탈리아는 약 6.7, 한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격상한 후인 226일을 전후해 각각 약 3.2와 약 0.57의 기초재생산지수를 보였다.

  두 나라의 사례를 비교하면, 질병 확산에 영향을 주는 두 요소인 질병 자체의 특성과 사회의 특성을 분리해서 파악할 수 있다. 전염 방식 등 질병의 특성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지만, 사회의 특성은 사회적 거리두기, 무증상자 격리 등의 정책으로 개선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철저한 역학조사에 기반을 둔 한국의 방역정책은 무증상자까지 최대한 격리해 큰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2. 인본적 가치 갖춘 공공서비스 보장해야

  최상옥 교수는 뉴노멀 코로나시대 국가와 정부의 역할: 신공공성 기반 애자일(Agile) 보장국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최 교수는 저성장·저소비·저물가로 대표되는 뉴노멀과 코로나가 결합한 초위험 뉴노멀 코로나시대로 앞으로의 사회를 명명하며, 정부가 인간 존엄성 등 인본적 가치를 담보한 공공서비스를 적정 수준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공공성이다.

  이를 위해선 민첩한 행정이 필요하다. 최상옥 교수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유연하고 신축적인 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애자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시민의 공공서비스 수요를 기민하게 파악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 과정에 즉각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옥 교수는 정부의 인본적 보장성과 민첩성을 강조했다.

#3. 정치 리더가 인문가치 살려야

  박홍규 교수는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규범, 공동체 의식, 신뢰성과 같은 인문가치의 상실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펜데믹에서 생각한 국가 위기와 정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발제에서, 박 교수는 "인문가치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코로나19에 묻혔다", "인문가치를 되살릴 리더십을 정치 리더가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규 교수는 국가 위기의 범주를 경제, 인명피해, 안보 등의 하드웨어 영역과 규범, 공동체 의식, 신뢰성을 포괄하는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나눴다. 하드웨어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코로나19 이슈로 감춰진 인문가치의 상실도 국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정치 리더가 해야 하는 일에 무엇이 있냐는 이신화(정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질문에 박 교수는 국회에서 거대 여당이 협치와 양보의 자세를 갖고, 한일관계에서는 정치 리더가 대립보단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것 등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4개 시리즈로 구성된‘2020 정경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심포지엄 시리즈의 첫 행사다. 18일에 두 번째 온라인 심포지엄이 열린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강준모(대학원·정치외교학과) 씨는 전세계적인 위기에 대해 다양한 전공 분야의 해석을 듣게 돼 신선했다학제 간 교류를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최낙준 기자 choigo@

사진 | 배수빈 기자 subee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