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도 한 학기를 마쳐간다. 초반 시행착오로 교수와 학생, 학교 당국 모두 피로를 호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 온라인 수업이 과연 최선의 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을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환경의 차이다. 본지에서 이번 학기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 교수 7명에게 온라인 강의 성적, 이해도 수준을 물었을 때, 교수들 대부분은 오프라인 수업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시험을 레포트로 대체한 수업에선 답안의 수준이 전보다 향상됐다고 밝힌 교수도 있다. 지난 4년간 시험 대신 과제로 학생들의 이해도를 파악해온 마동훈(미디어학부)교수는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의 몰입도와 과제 수준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질문의 양과 수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지구환경과학과 전공필수 지구화학을 맡은 윤성택(이과대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질문 양에는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정제된 형태로 질문하다보니 수준은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학생 역시 수업 이해도에는 큰 제약이 없었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공부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과대에 재학 중인 A씨는원할 때마다 강의를 중단하고 필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본인이 강의를 잘 조절하면 수업에 대한 이해도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의 제약은 도구에 따라 달라져

 강의 전달 자체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비대면이라는 환경적 제약이 원활한 소통을 어렵게 해 주된 수업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인우(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 의사소통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대면에 비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방식이 가진 한계라고 했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채팅 위주로 소통이 이뤄지는 게 사실이다. 오프라인에선 참여도가 낮은 학생을 호명해 발표를 시키거나 질문을 유도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선 어렵다. 핵심교양 환경과 사회를 담당하는 김지형(공과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웹캠을 켜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리 이외의 다른 종류의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온라인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과 아닌 학생 간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온라인 환경에서 더욱 활발한 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들어 온라인 환경이 꼭 소통에 제약을 주는 건 아니라는 교수도 있다. 신창호(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면 수업시간에선 소극적인 학생이 온라인에서 적극성을 띄기도 한다학생의 성격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마동훈 교수가 진행하는 창의적미디어기획과표현수업에서는 블랙보드에 탑재된 기능을 활용해 토론과 발표가 원활히 진행된다. 오프라인 강의일 때보다 질문과 토론의 양이 늘었고, 수준도 높아졌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오래전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캐나다UBC는 효과적인 강의 텍스트, 고학력 튜터의 도움으로 오프라인 이상의 질 높은 강의를 구현한다온라인이라서 제약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꾀해야

 온라인 수업의 효과를 두고선 이견이 있지만, 코로나19 국면이 쉬이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고민을 멈출 수 없다. 온라인 강의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수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을 높여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인다. 조영환(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MIRO(온라인 협업 화이트보드), PADLET(콘텐츠 공유) 등은 교수자와 학습자간 상호작용을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해당 플랫폼들이 블랙보드와 연동이 되도록 시스템이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교양인 동서양의 사랑시에서는 학생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직접 기타를 치는 교수의 모습이 강의에 담겼다. 해당 수업을 수강한 김지혜(문과대 사학19) 씨는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을 넘어 관련한 노래까지 들을 수 있어 집중이 잘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학습자가 강의를 켜고, 수업을 듣는 온라인 수업. 학습자의 의지가 중요해진 만큼, 교수자의 지식전달 위주인 기존의 교육방식에도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교수가 모든 것을 설명하고, 설명한 내용에 대한 습득 정도를 평가하는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생각해 자신만의 정답을 이끌어내는 수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혜정 소장은 지금 교육을 받는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native). 온라인 강의라서 집중할 수 없는 게 아니다라며 온라인이라는 기술 자체는 가치중립적이기에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도할 것인지 패러다임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선우·이승은·이현주 기자 press@

인포그래픽 | 윤지수 기자 ch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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