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아홉시 민주광장, 야외주점 같았다
밤 아홉시 민주광장, 야외주점 같았다
  • 송다영 기자
  • 승인 2020.09.13 0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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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자 드물어

새벽까지 머무르는 이도

야외에서도 감염 조심해야

자유마루는 성업 중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학생들은 술집 대신 민주광장에 마련된 데크를 찾는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 쓰레기도 늘었다.

  밤 9. 안암 인근 주점이 문 닫을 시간에 중앙광장과 민주광장에는 서서히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질병관리본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이후, 학생들이 술집에 가지 못하는 대신 광장으로 모여 술을 마시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10일 오후 9시 반, 민주광장 자유마루에서는 전체 26개의 테이블 중 11개 테이블이 이용 중이었다. 재학생, 졸업생, 외국인 학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한 테이블에 적게는 두 명에서 많게는 일곱 명, 평균 네다섯 명의 학생들이 술자리를 즐겼다. 이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술 게임, 노래, 대화 소리는 커졌다. 졸업생 이모 씨는 학부 동기들과 자리를 마련했는데 모일만한 곳이 여기 밖에 없었다사람이 많이 모일 것이라고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자유마루 미화노동자 김모 씨는 날씨가 풀리면서 술자리를 갖는 학생들이 많아졌다한두 팀 정도는 아침 업무를 시작하는 오전 6시까지 남아 있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5시 반, 청소 시간보다 30분 먼저 자유마루를 찾았다. 기자가 측정한 테이블 간 의자와 의자 사이의 최단 거리는 90cm, 정부가 권장하는 거리두기 거리 2m(최소 1m)에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테이블들을 이어 붙인 흔적도 보였다. 바닥에는 맥주 페트병과 담배꽁초 등이 떨어져 있었다.

 

  늘어난 쓰레기에 미화 노동자 시름

  “새벽이 되면 엉망이야.” 중앙광장 미화노동자 A씨가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중앙광장의 하루 평균 쓰레기양은 100L 쓰레기봉투 기준 두세 봉지였다. 2.5단계 격상 이후, 쓰레기양은 여섯 봉지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7일에는 봉지 16개가 배출됐다. 그는 근무하면서 처음 보는 기현상이라며 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정부에서 2.5단계까지 격상시킨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2주간 자발적으로 원래 출근 시간인 오전 6시보다 1시간 반가량 일찍 현장에 나왔다. 학생들이 쓰레기통 안에 무차별적으로 넣은 음식물을 그때부터 처리하지 않으면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쓰레기통 안에는 온갖 음식물과 다 비워지지 않은 술병이 들어있었다A씨는 술병이 매일 30병 정도 보이고, 치우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정문 앞 CU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모 씨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소주와 맥주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 씨는 음주류를 사서 잔디로 가는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실외 공간에서도 코로나 감염 위험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천병철(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실외 감염에 대해 감염의 원인이 되는 비말과 에어로졸이 공기에 흩어져 누적되는 실내보다 전파위험이 낮지만, 튀어나온 비말 자체는 1.5m 반경에 놓인 음식이나 식탁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당국은 순찰을 강화한 상태다. 장봉춘 총무부 차장은 한강공원 통제가 이뤄진 이후부터는 경비원이 순찰하며 10명 이상 모여있는 무리에 안내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 송다영 기자 foreveryoung@

사진 | 박상곤 기자 oct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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