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예뻐져요”, 당신이 먹는 건·기·식(건강기능식품) 효과는?
“먹으면 예뻐져요”, 당신이 먹는 건·기·식(건강기능식품) 효과는?
  • 송정현 기자
  • 승인 2021.02.28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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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뷰티 ‘건기식’ 열풍

섭취로는 성분 전달 어려워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

 

  ‘이너뷰티(inner beauty)’. 내면을 뜻하는 ‘이너(inner)’와 아름다움을 뜻하는 ‘뷰티(beauty)’의 합성어로, 내부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가꾼다는 뜻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내면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꾸는 이너뷰티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메이크업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정재은(여·28)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 색조화장품에 관심이 줄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피부영양 캔디나 히알루론산을 꾸준히 섭취하며 건강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너뷰티 시장은 소비자의 관심과 함께 점차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이너뷰티 시장 규모는 2011년 500억 원 수준에서 2019년 5000억 원을 돌파해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또 소셜커머스업체 티몬에서 지난 연말·연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양제 및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매출 중 이너뷰티 상품의 비중은 지난해 6.9%에서 올해 28.7%로 증가했다.

  ‘이너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 SNS에서는 비타민이나 유산균 같은 대중적인 건강기능식품 이외에도 피부 미백이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각양각색 미용관련 건강기능식품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많은 연예인이나 SNS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 ○○○가 이거 먹고 하얘졌대”, “이거 먹으면 일주일에 10kg 감량가능” 등 출처와 근거가 불분명한 문구를 들고 직접 광고에 나서기도 한다.

 

후기는 수만 개, 실제 효과 따져보면

  과연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SNS에서 광고하는 제품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미용에 효과가 있다는 성분으로 건강기능 식품에 많이 이용되는 글루타치온과 히알루론산, 콜라겐 성분에 대해 중앙대병원 의사 겸 닥터김바이오로직 김연휘 대표와 배지선 가정의학과 전문의, ‘건기남(건기남의 건강기능식품상식)’채널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유튜버 건기남(가명) 씨와 함께 시중에 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을 분석해봤다.

 

글루타치온, 히알루론산, 콜라겐의 성분은?

글루타치온|‘미백 주사’의 주성분 중 하나로 알려진 ‘글루타치온’은 피부를 밝게 만들어주고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라고 알려져 인기를 끌었다. 피부과에서 미백용 시술에 사용되는 성분을 식품으로 만든 것이 ‘먹는 글루타치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글루타치온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아 일반 식품으로 등록된다.

히알루론산|‘히알루론산’은 자기 무게의 1000배가 되는 수분을 저장할 수 있어 피부 내부에서 수분을 붙잡는 역할을 한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기능성 인정 원료’로 승인받았으며, 먹는 히알루론산은 피부 보습 기능성을 가진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콜라겐|‘콜라겐’은 동물에서 발견되는 섬유 단백질로, 피부와 연골, 근육 등 체내 모든 결합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분이다. 콜라겐은 28가지 유형이 있으며 각각 몸속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다른데, 1형 타입은 주로 피부에, 2형은 연골에 관여한다.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는 콜라겐을 잘게 분해해놓은 형태로,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진짜가 아니거나 진짜로 흡수되지 않거나

  이런 성분으로 만든 건기식이 광고에서 제시하는 만큼의 효과를 주진 않는다. 제품이 온전한 형태를 성분으로 갖고 있지 않거나, 섭취되더라도 피부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글루타치온은 한국에서 건강기능식품에 쓸 수 없는 원료다. 이를 이용해 제조·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모두 불법이다. 결국, 글루타치온이 들어 있다는 국내건강기능식품은 완전한 글루타치온 함유제품이 아닌 것이다. ‘먹는 글루타치온’이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은 글루타치온을 구성하는 세 가지 아미노산을 제공하는 제품이거나, 글루타치온 효모 추출물(글루타치온이 미량 들어 있는 건조효모)로 만든 제품이다. 이는 온전한 형태의 글루타치온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뚜렷한 효과가 입증된 의학품이 아닌 일반 식품으로 구분된다. 건기남 씨는 “가끔 피부미용에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이는 글루타치온의 기능이라기보다 제품에 함께 포함된 비타민C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은 식품을 통해 체내에 들어와도 그 형태가 피부까지 전해지기 힘들다. 히알루론산의 효과가 피부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형태의 히알루론산 분자가 피부 진피층까지 도달해야 한다. 그런데 히알루론산은 분자 크기가 커서 직접 섭취를 통해서는 우리 몸 안에 형태 그대로 흡수되기 힘들다. 김연휘 대표는 “만약 히알루론산이 피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이틀이면 분해되기 때문에 피부 건강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섭취된 콜라겐은 우리 몸속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며, 분해된 아미노산은 피부 속에서 다시 콜라겐으로 합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먹는 콜라겐’으로는 피부 탄력에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건기남 씨는 “최근 흡수가 잘되도록 분자량을 작게 만든 ‘저분자콜라겐’이 유행인데, 저분자 콜라겐 또한 바르는 제품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먹는 제품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며 “먹는 콜라겐을 드신 분들보다 단백질 셰이크를 꾸준히 드신 분들이 도움이 됐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가르니시아, 알고 먹어야 효과적

  위 성분들과 달리 ‘가르니시아 캄보지아추출물’(이하 가르니시아)은 다이어트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 가르니시아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해 체지방 감소를 도와주는 원료로 인정받았다. 배지선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에 원료 양이 얼마큼 들어가 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고 광고만큼의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또 탄수화물 섭취량이 적거나 평소 칼로리 소모가 많은 경우에도 이 성분이 사실상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배 전문의는 “건강기능식품 섭취만으로 살을 빼겠다는 생각보다는 운동과 식단조절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광고 의존은 “밑 빠진 독에 물”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에게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것만으로 요행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가 건기남 씨는“브랜드와 광고모델보다는 제품에 어떤 원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며 “인터넷 SNS 후기는 너무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서 제시한 건강기능식품 기준 규격에서 정하고 있는 성분과 함량을 충족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섭취 시 만족도가 다른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제안’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배지선 가정의학과 전문의 또한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식품일 뿐이며 의약품처럼 확실한 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며 “건강과 미용을 위한 가장 입증된 방법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활습관 개선 없이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의존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며 “가장 기초적인 것이 내 건강을 위한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먹는 콜라겐과 먹는 히알루론산 중 어느 것을 구매할지 고민하고 있다(이 사진은 연출된 사진입니다)
소비자가 먹는 콜라겐과 먹는 히알루론산 중 어느 것을 구매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사진은 연출된 사진입니다)

 

 

글|송정현 기자 lipton@

사진|박소정 기자 chocopie@

일러스트|장정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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