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경복궁 랜선 투어 진행

외국인 학생 참여열기 높아

 

  본교 국제하계대학(학장=이희경 교수)의 문화 특강이 2년 만에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하계대학 역사상 최초의 온라인 개최다. 이번 특강은 국내·외 대학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9일부터 K-POP 댄스, 경복궁 투어, 한식 요리 체험을 진행했다. 다가오는 30일에는 전통음악 특강이 예정돼있다. 이희경 국제하계대학 학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규모를 축소해서 진행하지만, 외국 학생들이 다양한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9일 아침, 세계 각지에서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은 줌(Zoom)에서 한바탕 춤판을 벌였다. 첫 주차 ‘K-POP 댄스특강에서 학생들은 BTS‘Butter’ 안무를 배웠다. 방 안에서 혼자 따라 하는 자신의 모습에 머쓱하게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곧 수업에 몰입해 열정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끝날 무렵에는 초반의 어색함이 무색하게 모두가 어려운 동작을 해내며 춤을 완성했다. 김민재 강사는 학생들의 열띤 참여에 감탄하며 온라인으로나마 K-POP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신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수강한 학생도 있었다. 카탈리나 나베아(Catalina Navea, 칠레대 3학년) 씨는 태평양 건너 칠레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전 세계 학생들과 함께 배울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댄스강사 김민재 씨가 화면 속 학생들 앞에서 BTS의 'Butter' 안무를 가르치고 있다.

 

  전 세계 학생들이 분홍색 한복을 입은 화면 속 가이드를 따라 조선 시대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17일 경복궁 버츄얼 투어(virtual tour)에서는 광화문 앞을 시작으로 교태전 후원까지 경복궁을 속속들이 소개했다. 이날 참여한 27명의 학생은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조선의 역사와 건축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를 배웠다. 안소혜 가이드는 궁궐 사이사이 작은 문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단아한 건축미가 있는 장소를 소개하며 투어에 특색을 더했다. 안 가이드는 자세히 봐야 하는 장식이나 풍경을 카메라로 확대하면 모두가 같은 구도로 감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불편한 점도 있었다. 투어 특성상 학생들이 설명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힘들고, 댓글 창의 시간 차 때문에 소통하는 데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 스트리밍을 통한 궁궐 체험은 한국을 여행하고픈 학생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무함마드 아지즈 푸트라 아크바(Muhammad Aziz Putra Akbar, 가자마다대) 씨는 어머니와 함께 보던 사극 속 아름다운 궁궐의 모습을 감상하며 숨겨진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23일 열린 ‘K-COOK’ 특강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불고기 요리에 도전했다. 학생들은 각자 부엌에 카메라를 세워두고 줌(Zoom)에 접속해 강사의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 했다. 본격적인 요리 전에는 불고기의 뜻과 역사,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외국에서 배와 같은 한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웠을 학생들에게 강사는 키위나 파인애플 등을 대안 재료로 제시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해지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강사와 질문을 주고받고 속도를 맞춰가며 마침내 불고기를 완성해냈다. 정성껏 만든 불고기를 각자의 취향에 맞게 먹으며 화면 안에서 서로 소감도 나눴다. 이혜원 푸드앤컬쳐코리아 실장은 온라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속도를 확인할 수 없어 가르치는 입장에서 불편하다고 아쉬운 점을 언급하는 한편 그래도 오늘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에서는 사전에 제공된 재료로 요리하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스스로 재료 준비부터 요리까지 다 하기 때문에 나중에 강의 후에도 학생들이 요리를 다시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온라인 강의의 장점을 소개했다. 플라비오 알베르토 카스트로 베르듀고(Flavio Alberto Castro Verdugo, 몬테레이 공과대 4학년) 씨는 불고기의 역사를 말해준 게 특히 흥미로웠다평소에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불고기는 간단한 요리여서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이어도 마치 선생님과 함께 레스토랑의 요리사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주변에 개인적인 국제 활동 경험을 얘기할 일이 생기면 꼭 이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제하계대학은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 대면 활동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교육팀 직원 조준오 씨는 다음에는 학생들을 지역별로 묶어서 진행하거나, 특강 주제를 본교의 응원문화나 맛집 소개로 확장할 계획도 있다고 소개했다.

 

| 김영은·신지민 기자 press@

사진 | 조휘연 기자 hw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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