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적 표현 남발하는 학생들

실효성 있는 교육 방안 제시

 

  글을 쓰는 능력은 대학에서 중시하는 능력 중 하나다. 많은 대학이 신입생에게 글쓰기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본교 신입생 역시 입학 후 필수교양인 글쓰기강의를 듣는다. 이연정(서원대 휴머니티교양대학) 교수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이 글쓰기 수업에서 작성한 문장에는 크고 작은 오류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SNS나 웹상에서의 구어적 글쓰기 환경에 훨씬 익숙한 탓이다. 이 교수는 적절한 글쓰기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 글쓰기에 나타난 오류 양상을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연정 교수의 대학 신입생 글쓰기에 나타난 문장 오류 양상 분석(2021.6.)’은 대학 신입생들이 쓴 79편의 에세이를 중심으로 문장 층위에 나타난 다양한 오류를 분석한 논문이다. 예문은 학생들이 작성한 실제 문장으로 띄어쓰기, 맞춤법 등의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제시했다.

 

 

  부적절한 어휘 사용 빈번해

  신입생의 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문장 층위의 오류는 부적절한 어휘 사용이었다. ‘또한 나 역시 그러한 경험을 통해 반성하고 뉘우치며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변환점이 있었다.’는 문장은 다른 상황이나 상태로 바뀌게 되는 계기라는 뜻에서 변환점이란 어휘를 사용했다. ‘변환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로, ‘전환점을 잘못 쓴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구어적 표현 역시 부적절한 어휘다. ‘엄청 혼이 날 거 같았는데 조용히 말씀하시자 기분이 많이 이상하고 내가 한 행동이 부끄러웠다.’ 이 문장에서 사용된 강조 부사어 엄청은 구어적 표현으로, 글쓰기에서는 부적절하다. 강조 부사어 엄청과 구어체 조사 ‘()은 신입생의 글쓰기에서 사용 빈도가 높았다. 예문의 와 같은 줄임 표현의 사용도 두드러졌다.

  유사한 단어나 구의 반복적 사용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들키게 되었고 나는 거짓말을 들키지 않게 거짓말에 거짓말을 해서 이미 수많은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라는 문장에는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4번 반복된다. 거짓말의 폐해를 강조하려는 필자의 의도일 수 있으나 동일한 표현을 필요 이상으로 반복하는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

 

  긴 문장에 의미 파악 어려워

   ‘길고 복잡한 문장 사용은 문장 층위의 오류 중 두 번째로 많았다. 대체로 하고 싶은 말을 단순히 나열함으로써 전달하는 바가 모호해졌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나 동일한 표현이 중복해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개인 학습자의 문체적 특성이라 볼 수도 있고, 평소 호흡이 긴 발화 습관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그 안에서 했던 일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적어두고, 상사에게 보고하고, 각각의 부동산을 돌면서 홍보를 하며 설명드리는 것이 내 주된 업무였다.’ 이는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사례다. 성분 호응 오류는 긴 문장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이외에도 조사 오류(‘부모님께서 나에게 많이 꾸짖으셨고 속상해하셨던 일이 대다수였다.’), 관용 표현 오류(‘다시 교우 관계를 쌓아 갈생각이 들게 되었다.’) 등이 자주 관찰됐다.

 

  퇴고만으로 오류 교정 가능

  문장을 정확하고 바르게 쓰는 능력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 오류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문장 쓰기 교육에 주목해야 한다. 연구 중에 분석한 오류의 상당 부분은 퇴고를 통해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글을 쓰기 전 치밀하게 얼개를 계획하고, 초고를 작성한 후에도 충분히 퇴고하는 습관이 글쓰기 교육에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 문장 구성에 있어 부주의한 학생들의 태도를 개선하는 것도 글쓰기 교육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요약 | 엄선영 기자 select@
인포그래픽 | 유보민 기자 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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