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하위집단별 차이 나타나

집단 맞춤형 예방책 마련해야

 

  대학생의 문제적 음주는 사회적으로 오랜 시간 주목받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학생의 고위험음주율은 2017년 기준 남자 23.3%, 여자 17.2%, 이는 전체 성인의 경우 남자 21.2%, 여자 5.4%임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정지형 전 세종시복지재단 전문연구원과 장수미(청주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는 대학생의 음주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1학년과 4학년의 비교를 중심으로(2019.5.)’ 연구에서 대학교 1학년 학생과 4학년 학생의 음주 행동을 비교했다. 동일한 대학생 집단이라도 학년 등 하위집단의 특성에 따라 음주 행동과 음주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에서 출발한 연구다. 연구는 충청권 4년제 종합사립대 중 5개교를 임의 표집하여 500명의 자료를 수집 후 불충분한 응답을 제외하고 417개의 답변을 분석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음주에 영향 미치는 주요 변인

  선행 연구를 통해 대학생 음주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변인으로는 음주동기, 음주규범, 금주자기효능감 등이 있다. 음주동기는 긍정적인 기분을 고취하려는 고양동기, 부정적 정서를 피하기 위한 대처동기, 사회적 비난을 피하고 타인의 호감을 얻으려는 동조동기, 타인과 교류하려는 사교동기 4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사교동기가 음주량과 음주빈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규범은 음주를 허용하는 정도를 뜻하며, 제재규범과 기술규범으로 나뉜다. 제재규범은 타인의 음주행동에 얼마나 동의하는가에 대한 인식(: 술은 좀 취해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이고, 기술규범은 타인의 음주량과 음주빈도에 관한 인식(: 친구들이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신다고 생각하십니까?)이다. 금주자기효능감이란 금주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뜻한다.

 

  학년 따라 음주동기 달라져

  먼저 하위집단별 주요 변수의 특성을 살펴봤다. 1학년은 사교동기, 대처동기, 고양동기, 동조동기 순으로 음주동기 수준이 나타났다. 반면, 4학년은 대처동기, 사교동기, 고양동기, 동조동기 순으로 나타났다. 음주규범의 경우 두 학년 모두 기술규범이 제재규범보다 조금 더 높았다. 금주자기효능감은 1학년 평균 3.56, 4학년 평균 3.44점인 것으로 확인됐다(점수분포 1~5, 점수가 높을수록 금주자기효능감이 높음).

  세계보건기구에서 개발한 AUDIT(Alcohol Use Disorders Identification Test) 척도로 측정한 결과, 음주문제 수준은 1학년 평균 10.64, 4학년 평균 11.87점이었다(7점 이하 저위험음주자, 8~15점 고위험음주자, 16~19점 알코올남용자, 20점 이상 알코올의존자). 음주문제가 있는 대학생(AUDIT 8점 이상)의 비율 역시 1학년 63.9%, 4학년 71.4%4학년이 더 높았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음주문제 수준 차이를 분석한 결과, 1학년은 평균 용돈이 많거나 흡연경험이 있는 경우에, 4학년은 종교가 없는 경우, 자취하거나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 흡연경험이 있는 경우 음주문제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두 학년 모두 음주문제 수준에서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어 1학년과 4학년의 음주문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비교했다. 1학년은 사교동기와 대처동기가 높을수록, 4학년은 대처동기가 높을수록 음주문제 수준이 높았다. 1학년은 새롭게 형성된 관계 속에서 모임을 즐기기도 하고, 대학생활에 적응하며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기도 한다. 4학년의 경우 취업 및 사회 진입으로 인해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곤 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음주를 하거나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음주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음주규범의 하위변인인 기술규범과 금주자기효능감은 1학년과 4학년의 음주문제에 공통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두 집단 모두 기술규범이 관대할수록, 금주자기효능감이 낮을수록 높은 수준의 음주문제를 보였다.

  연구결과와 같이 동일한 대학생 집단일지라도 하위집단 별 특성에 따라 음주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달라질 수 있다. 대학생 음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음주문제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겠다.

 

요약 | 엄선영 기자 sel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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