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무력감 딛고 변화에 적응

불필요한 인간관계 정리하기도

 

  코로나19로 대학 풍경이 변화한 지 2년이 지났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생의 일상생활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학생들은 바뀐 일상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홍성희(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학생의 일상생활의 변화와 대처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진행했다.연구는 학생들의 변화 대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관리행동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홍 교수는 서울과 대구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3학년, 4학년(20213월 기준) 학생 17명을 대상으로 20212월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이때 대학생의 일상생활은 수업취업 준비로 한정한다.

 

  언택트 시대, 줄어든 기회

  대학생이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가 대면 강의보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한 학생은 수업이 책에 있는 내용 위주로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녹화강의는 학생의 편의에 따라 수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강의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실습수업이 취소되면서 추후 진로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학생도 있었다.

  수업 방식의 변화는 학생들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대면 수업을 들으며 학과 동기 및 선후배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경우가 많았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타인과의 교류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외활동이 취소되거나 축소 시행되면서 취업 준비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 학생은 교육실습 시 실력을 증명할 자격증을 갖추지 못해 걱정이었다. 다음 학기 실습을 앞두고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격증 시험이 취소된 것이다. 교환학생을 염두에 두고 겨울방학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 역시 교환학생을 갈 수 없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변화에 맞춰 계획 수정

  갑작스러운 변화에 무기력함과 스트레스를 느꼈던 학생들은 서서히 본인만의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타인과의 교류가 축소된 상황은 에게 집중하고 인간관계를 재정비하는 기회가 됐다. 학생들은 인간관계에 과도한 에너지와 감정을 소비했던 과거를 돌아보고, 본인에게 중요한 인간관계 위주로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인간관계를 과감히 정리했다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다.

  연이은 계획 무산에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은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목표를 재설정했다. 취업 준비 계획을 국내 온라인 활동으로 대체하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을 우선순위로 두는 등의 대처행동을 보였다. 유치원 교사를 희망하는 한 학생은 졸업 전 현장실습에 나갈 수 없을 상황에 대비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게 됐다. 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현장실습 이후 임용고시를 쳐야 하기 때문이다.

  비대면 활동의 확대로 여유시간을 확보한 학생들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아침 근로를 신청해 오전 시간을 계획적으로 쓰려고 했다”, “스터디 카페 영업시간이 단축돼 공부하는 시간대를 바꾸는 식으로 시간관리를 했다등의 응답이 있었다.

  변화를 인식하고 대처하는 과정에서 무산된 계획을 조정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의 모습은 청년특유의 회복력과 적응력이 바탕이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연구방법에 한계가 있어 제한적인 연구였지만 청년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 | 엄선영 기자 sel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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