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 12:02 (목)
[천체 이야기](7)이제 봄하늘로 여행을 떠나자
[천체 이야기](7)이제 봄하늘로 여행을 떠나자
  • 고대신문
  • 승인 2004.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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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과 봄비

따스해진 밤공기를 느끼며 움츠린 어깨를 펴면 어느새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빛나고 있다. 봄의 밤하늘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은 북두칠성이 높이 떠 있기 때문이다. 일년 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북두칠성이 가장 높이 떠서 잘 보이는 시절이 바로 봄철이다.

북두칠성마저 본 적이 없는 독자라면 일단 밤이 올 때까지 기다린 후 북동쪽 하늘에 올라오는 국자 모양의 일곱 개 별을 확인한 후에 이 글을 읽기 바란다. 이제부터 북두칠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봄철의 별자리 여행을 함께 떠나보기로 하자.

 북두칠성이 북동쪽 하늘로 올라가면 국자의 손잡이가 땅으로 향하게 된다. 옛 사람들은 국자에 들어 있던 물이 손잡이를 따라 땅으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봄에 비가 많이 온다고 생각했다. 사실 겨우내 가물었던 대지에 봄비가 내리면 만물은 숨을 쉬며 생명을 잉태하게 된다. 따라서 북두칠성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별로도 알려졌으며, 밭을 일구는 쟁기로도 불려졌다.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따라 지평선 쪽으로 내려가면서 만나는 별자리들은 옛사람들의 생활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봄밤 별자리를 찾는 가장 쉬운 길이 된다. 

봄비가 내려서 대지에 풀이 돋아나기 시작하면 가장 즐거워할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목동일 것이다. 드디어 소와 양떼를 몰고 초원을 누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리라.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따라 내려오다 첫 번째 만나는 밝은 별은 바로 목동자리의 으뜸별이다. 봄비의 혜택을 받는 첫 번째 사람이 목동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기억될 것이다.

 자, 그러면 봄비가 내려서 즐거워하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봄처녀 제 오시네’하는 노래 가사처럼 봄을 제일 즐기는 사람은 바로 처녀들이 아니었을까. 겨우네 집안에 움츠려 있던 처녀들이 산으로 들로 봄나물을 캐러가게 되니 왠지 모를 설렘이 가슴 속에 피어날 것이다.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따라 내려오다 두 번째 만나는 밝은 별이 바로 처녀자리의 으뜸별이다. 봄비를 기다리는 두 번째 사람이 바로 처녀라면 역시 쉽게 기억될 것이다.

 자, 그럼 목동과 처녀 말고 봄비를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계절을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은 사람보다는 동물들일 것이다. 그 중에서 동물의 왕이라는 사자에게 봄철만큼 즐거운 계절은 없을 것이다. 동굴 속으로 숨어 버렸던 먹이감들이 하나 둘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목동과 처녀의 으뜸별 앞쪽(서쪽)으로 제일 밝게 빛나는 별이 바로 사자자리의 으뜸별이다. 봄비가 내릴 것을 알고 미리 사자가 뛰쳐나갔다고 하면 역시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물론 사자는 밀림에 살기 때문에 사자가 사냥하는 동물들은 계절과 특별히 관련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필자에게 따지지는 말아주기 바란다. 필자가 바라보는 하늘에서는 사자도 계절이 바뀌는 곳에 사는 동물일 뿐이다.

 북두칠성의 남쪽으로 목동과 처녀, 그리고 사자자리의 꼬리별(버금별)이 만드는 커다란 삼각형을 봄철의 대삼각형이라고 한다. 이 별들은 봄철의 가장 중요한 길잡이 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봄철의 다른 별자리들은 이 길잡이 별을 이정표 삼아 성도를 보면서 직접 찾으면 된다.

자, 봄비와 그 수혜자들을 찾아 이제부터 진짜 밤하늘로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자.

이태형( (주)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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