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백주년을 기념해 본교에서는 여러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외국 유수 명문대들의 개교 기념행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본사가 탐방했던 미국의 대학들은 근대적 의미의 대학교육이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 그래서 그들의 학교 연혁은 본교보다 훨씬 길다. 하버드대는 1986년에 개교 350주년, 예일대는 2001년에 개교 300주년을 맞았다.

이 중 하버드대의 350주년 행사 특징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성격을 띠었다는 것이다. 당시 하버드 야드는 대형 휘장과 성조기로 장식됐다. 찰스 강변에는 각종 조형물을 띄운 ‘Floating Birthday Party’ 가 열렸다. 이와 함께 레이져 쇼도 펼쳐졌다. 찰스 강의 둑 위에서는Cambridge Harmonica Orchestra, Harvard Alumni Band를 비롯한 대형 밴드들의 연주가 계속됐다.
또 하버드 스타디움에서는 화려한 축제가 있었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동문과 재학생, 일반 시민들은 함께 축제를 즐겼다. 이날 무대 장치는 1984년 LA올림픽의 개회식과 폐회식을 기획했던 Tommy walker에 의해 마련됐고, 전 세계 동문들이 녹음한 축하 메시지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됐다. 하버드대 내의 언론 중 하나인 <Harvard>는 이날 밤 축제의 화려함과 여러 가지 특수효과를 두고 “할리우드로 가는 하버드”라고 전하기도 했다.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하버드대의 설립자인 John Harvard를 기념하는 우표도 만들어졌다. 우표 외에도 하버드의 로고가 찍힌 거의 모든 일상생활 용품이, 심지어 350주년을 기념하는 초콜릿까지 만들어졌다. 그 날 하버드 내의 기념품 가게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상품은 25달러짜리 넥타이였다고 한다. 특별한 기념품도 제작됐다. ‘Harvard Voices‘ 라는 제목의 테이프는 루즈벨트, 처칠, 케네디, 마틴 루터 킹 등 하버드에서 강연한 유명인사들의 음성을 담았다.
 
35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와 강연도 끊임없이 열렸다. <Harvard and the changing world>라는 큰 주제 아래 고등 교육과 지역사회, 나아가 세계와 하버드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축제와 같은 개교 기념 행사였지만, 하버드는 사회에 대한 봉사와 관심도 잊지 않았다. 보스턴과 캠브리지 지역의 공립학교 교사들에게 대학원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7십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할 것을 밝힌 것이다. 그 당시 Boston Globe는 이에 대해 “하버드는 그의 350번째 생일 선물로 가장 훌륭한 선물을 골랐다”라고 논평했다.
     
지역과 함께 하는 하버드의 350주년 기념행사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1백주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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