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기자들과 클리포드 킹 씨가 21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지 기자들과 클리포드 킹 씨가 21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여사의 외증손인 클리포드 킹(Clifford King) 씨는 어렸을 적부터 집안 어른들에게 한국과 그의 선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며 선조의 흔적을 좇았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서 지역 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클리포드 킹 씨는 “앞으로 많은 이에게 로제타 홀의 정신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당신에게 로제타 홀은 어떤 사람인가

  “일기나 조부모님으로부터 증조할머니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제 어머니도 어릴 때 그를 몇 번 만났다고 해요. 은퇴 후에도 교육,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거리낌 없이 도와주셨다고 합니다. 다들 증조할머니의 인상이 딱딱해 보인다고 하는데, 그건 평생 고된 일을 하셔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는 끝까지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신념을 지킨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제타 홀이 조선으로 가게 된 계기는

  “저는 그분이 돌아가신 후 태어나서 정확히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증조할머니는 대학생 때부터 선교 활동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는 주로 남성들이 지배하던 약학 분야에서 여성 의사로서 종사하며 더욱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입니다. 척추가 휘는 질병으로 평생 결혼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도 하죠. 그래서 선교로 하나님을 섬기고자 했다고 합니다. 결정적으로 여성해외선교회(Women’s Foreign Missionary Society)에 들어가면서 막 개방을 앞둔 조선에 갈 수 있었어요. 당시 조선에는 여성들이 아버지나 남편 집에 사는 문화가 있었다는데 여성 선교사로서 그런 여성들에게 다가가고, 공감대를 형성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하죠.”

 

  -로제타 홀 이외의 홀 가문은 

  “증조할아버지 윌리엄 제임스 홀(William James Hall)은 아내처럼 봉사와 헌신을 중시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돌아가셔서 한국에서는 3~4년 정도밖에 활동을 못 했지만, 온 힘을 다하셨습니다. 만나보지 못해 아쉬울 정도로 그가 조상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할아버지 셔우드 홀(Sherwood Hall)은 조선에서 유행했던 결핵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결핵 치유를 위해 크리스마스 씰(Christmas seal)을 제작했고, 한국에 처음으로 판매했다고 합니다. 최근 한국에 종종 결핵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어요. 할아버지가 아신다면 슬퍼하실 듯합니다.”

 

  - 한국 문화를 보거나 들은 부분이 있다면

  “어릴 적 할아버지께 한국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국인 소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년이 잠자던 호랑이의 꼬리를 줄다리기에 쓰이는 밧줄로 착각해 잡아당기는 내용이었어요. 할아버지는 힘을 쓰실 때 ‘우에차’라는 추임새를 넣기도 했죠. 또한 한국의 돌잡이 문화도 전해 들었습니다. 의사셨던 할아버지가 어릴 때 청진기를 잡았다는 것을 들었을 때는 정말 신기했습니다.”

 

  - 한국 방문 경험은

  “2000년, 2013년, 2015년에 증조할머니와 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을 다녀왔어요. 고려대와 안암병원을 직접 방문해 성장한 모습을 보니 대단했습니다. 특히 의료와 제약 서비스는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추가적인 이익을 위해 건강 음식을 판매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한국이 이룬 의학적 발전에 충분히 자부심을 느껴도 될 것 같습니다.”

 

  - 한국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미국은 조상의 업적을 잘 기억하지 않는데, 한국은 조상을 섬기는 걸 중시하더라고요. 한국에서 로제타 홀 전기를 발간하거나 연극을 만드는 등 노력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히 고려대 학생들이 증조할머니를 학교 역사의 일부로 봐주셔서 영광입니다. 그가 세운 여성 의료기관을 안암병원의 전신으로 인식해주더라고요. 제가 안암병원에 방문했을 때 병원 건물 벽에 증조할머니의 사진이 걸려있던 게 기억나네요. 로제타 홀을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 | 박지후·윤여샘 기자 press@

사진 | 문원준 사진부장 mondli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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