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녹지운동장서 열려

“오늘은 고려대가 압승”

 

  2023 상반기 고려대·연세대 합동응원전이 지난 17일 본교 녹지운동장에서 열렸다. 녹지운동장에서 합동응원전이 열린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운동장은 무대 중앙을 기준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양교 학생은 응원OT에서 갈고 닦은 응원 실력을 뽐냈다. 라이벌로 마주친 고대생과 연대생은 처음엔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을 퍼부었지만, 4시간에 걸친 합동 응원 끝에 어깨를 걸고 하나가 됐다.

 

“쉿하고 꿇어라 연세!” “고대가 꿈틀거리네!” 고대생과 연대생은 서로 공격을 퍼부었다.
“쉿하고 꿇어라 연세!” “고대가 꿈틀거리네!” 고대생과 연대생은 서로 공격을 퍼부었다.

 

  변치 말자, 나의 친구야!

  양교 학생들은 서로의 약점을 번갈아 찔렀다. “고대! 작년 고연전 몇 승 했어요? 농구도 승! 빙구도 승! 럭비는 압승!” 연세대 학생들 사이에서 야유가 터지자 김유나 고려대 응원단 부단장은 “연대생들 목소리를 들으니 올해 고연전도 고려대가 필승, 전승, 압승”이라고 응수했다. 고대생들은 응원가 ‘엘리제를 위하여’를 열창했다.

  “오늘 고려대 목소리 들어보니까 엘리제 어디 출장 갔나요?” 이주은 연세대 응원단 부단장은 ‘고대빵’을 공격했다. “고대빵 대신에 새로운 이름 하나 붙여주도록 하겠습니다. 고대빵 말고 고대식빵!” 연대생들은 응원가 ‘고밟꿈’을 불렀다.

  고대생들은 ‘뱃노래’, 연대생들은 ‘원시림’을 열창하며 정기고연전 승리를 다짐했다. 응원가 ‘붉은 노을’이 흘러나오자 고대생들은 붉은색 응원 봉지를 흔들었지만, 연대생들은 손뼉을 쳤다. 응원 전쟁은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 장정훈(문과대 철학21) 씨는 “오늘 합응의 승자는 고려대”라며 “연세대 응원가는 신이 나지 않았고 연대생의 목소리는 참새같이 작았다”고 했다. 반면 김재현(연세대 철학23) 씨는 “당연히 제가 있는 연세대가 승자”라며 “고대생들의 함성이 작았다”고 전했다.

  양교 응원단장이 단상에 오르자 고대생과 연대생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학생들은 하나가 돼 응원가 ‘서시’를 노래했다. 새로운 응원가 ‘백야’도 함께 불렀다. 양교 학우들은 응원전 초반과 달리 어깨에 팔을 올리기 시작했다.

  “변치 말자, 나의 친구야!” 고대생과 연대생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응원가 ‘청춘예찬’의 가사처럼 어깨를 걸고 하나 된 그들의 청춘은 빛났다. 정혜린(연세대 관현악22) 씨는 “연세대와 고려대는 늘 헐뜯는 관계지만 결국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고 전했다. 이날 응원전은 본교 교가를 제창하면서 마무리됐다.

 

4시간에 걸친 합동 응원 끝에 고대생과 연대생은 어깨를 걸고 하나가 됐다.
4시간에 걸친 합동 응원 끝에 고대생과 연대생은 어깨를 걸고 하나가 됐다.

 

  양교 노력으로 사고 없이 마무리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안전 문제로 학생들끼리 원을 만드는 행위나 녹지운동장 트랙 위에서 응원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학생들이 원을 지어 응원하자 스태프들이 돌아다니며 일일이 원을 해체하기도 했다. 사회자도 원을 만들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규모가 큰 행사인 만큼 소통·입장 문제도 있었다. 송유진 문과대 학생회장은 “응원단과 합의한 것보다 공간이 좁았는데 인원은 그대로 들어와 통제가 어려웠다”며 “이번 행사에서도 응원단과의 소통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민준(공과대 기계21) 씨는 “행사 초반 재입장 대응이 아쉬웠다”며 “화장실 이용이나 흡연 때문에 나갔던 학생들은 재입장 시 원래 단과대 자리가 아니라 다른 자리로 가야 했다”고 했다.

  본교 학생뿐만 아니라 연세대 측 학생 대표들도 안전 관리에 힘썼다. 조환희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부학생회장은 “학생들이 흥이 나서 계속 원을 만들었지만, 원을 풀라고 할 때마다 바로 풀어줬고, 제지할 때마다 잘 따라줬다”고 밝혔다.

  이날 합동응원전은 양교 스태프의 노력으로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이하승 응원단 총기획은 “5년 만에 녹지운동장에서 열리는 만큼 학생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예상을 못했는데,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며 “오늘은 고려대가 압승”이라고 전했다.

 

글 | 정세연 기자 yonseij@

사진 | 김태윤 기자 orgn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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