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학과·교양 수업 공간 조성

지상 10층 규모로 확대

“학생 공간 배정 논의해야”

 

  2021년 착공에 들어간 정운오 IT 교양관(IT 교양관)은 지하 2층과 지상 7층 규모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IT 교양관의 건립 목적은 이공계 연구 시설·공간의 질적 향상이다. 학교 측은 김동원 총장의 이공계 캠퍼스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에 따라 IT 교양관 지상 10층 증설을 추진 중이다. 한편 IT 교양관 내 공간 배정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과 논의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제기된다.

  IT 교양관에는 정보대학과 정보보호대학원 등 이공캠 소속 연구자의 연구 공간이 대규모 조성된다. 이중훈(대학원·컴퓨터학과) 씨는 “인공지능 연구실 공간이 부족해 40명이 한 공간을 활용하고 있고, 학부 연구생들은 자리가 없어 공용 책상에서 연구하고 있다”며 “IT 교양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IT 교양관엔 올해 신설된 첨단 융복합 학과를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스마트모빌리티학부의 수업, 연구, 행정 공간은 창의관과 미래융합기술관 등의 건물에 흩어져있었다. 스마트모빌리티학부 행정실 측은 “IT 교양관 6, 7층에 차세대 에너지 실험실과 미래 모빌리티 실험실, 교수실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공캠 내 분산된 교양과목 강의실도 IT 교양관에 통합된다. 졸업 필수 요건인 ‘자유정의진리’와 핵심교양과목 대부분은 인문사회계 캠퍼스에서 수업이 진행됐다. 이준현(공과대 산업경영공학23) 씨는 “전공 수업이 열리는 이공캠과 교양 수업이 개설되는 인문캠 간 거리가 멀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김대성 물리학과 학생회장은 “IT 교양관 완공 시 학생들이 편하게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IT 교양관은 지상 7층 규모의 기존 건축 허가안에 근거해 공사 중이지만, 학교 측은 지상 10층 규모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는 이공캠이 위치한 자연경관지구의 건축물 높이를 7층으로 제한했으나 7월 조례 개정으로 높이 제한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청 시설계획과는 “대학이 건축 면적을 넓히려면 세부시설조성계획을 수립·고시하고, 혁신성장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요건에 맞춰 증설되는 3층에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연구용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FAB(Fabrication Facility) 등 공과대 반도체공학과를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 최원준(대학원·신소재공학과) 씨는 “IT 교양관 내 산학 협력 시설에서 기업과 함께 연구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이공계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경 설계안은 아직 건축 심의를 받고 있지는 않다. 성북구청 건축과와 서울특별시청 시설계획과는 “별도 건축 계획 변경 신고 및 허가 접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공캠 대규모 시설 설립에 학내 구성원들은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이은서 공과대 학생회장은 “신공학관을 비롯해 포화 상태인 공간이 IT 교양관으로 이전하면 남는 공간을 학생 자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IT 교양관의 학생 활용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IT 교양관의 설립 목적이 교육·연구 기능 확충이기 때문이다. 보건과학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의 록 동아리 ‘BAZIRAK’의 양하은 회장은 “자치 활동 공간을 배정받지 못한 단위가 많다”며 “IT 교양관에 학생들의 공간도 증설됐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준 환경생태공학부 부학생회장은 “생명과학대 소속 학과의 과방이 있는 애기능 학생회관은 시설이 낙후됐고 전공 수업이 열리는 생명과학관 동관·서관과 멀다”고 전했다. 박지혁(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이공캠에 공간 부족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건물 신축 땐 학교가 학생 대표자들의 의견을 먼저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aig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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