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한국에 왔는데, 벌써 5년 차라는 게 실감나지 않네요. 고려대에서 친구, 교수님들과 함께한 하루하루가 제겐 추억이에요.” 인도네시아에서 온 가가스 람방 파뭉카스(Gagas Lambang Pamungkas)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8000여명인 ‘인플루언서’다. 코로나 학번으로 유학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그였지만, 이제는 캠퍼스 곳곳에 추억이 서렸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한국에서의 생활을 기록하고 있다. 축제, 활동, 여행 등 분야는 다양하다. “한국에 와서 무슨 일을 했는지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어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더니 인도네시아 학생들도 한국의 캠퍼스 생활을 궁금해했어요. 고려대를 소개하는 게시글을 올렸더니 팔로워가 점점 늘더라고요.”

  처음부터 한국 유학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고려대에 입학한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고려대는 축제가 매일매일 열리는 재미있는 학교 같았죠. 유학생도 많아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어요.” 입학 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크림슨이 됐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는 순탄치 않았다. “한국어가 서툴러서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는 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코로나 학번이라 2022년에야 강의실에 처음 들어갔는데,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난감했죠.” 문화적응은 더 어려웠다. “저는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요. 그런데 한국에선 돼지고기가 알게 모르게 요리에 많이 쓰이다 보니 처음에는 모르고 먹기도 했어요.” 하지만 가가스는 한국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되도록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한국어로 대화하려고 했어요. 한국어 표현을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다녔죠.” 결국 그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5급을 땄다.

  교내외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고려대 사회봉사단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처음 시도한 활동이었어요. 1년간 봉사를 직접 계획하고 실행했는데, 바빴지만 ‘이게 학교생활이구나’를 느꼈어요.” 봉사단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른 활동에도 도전할 용기를 줬다.

  가가스는 졸업 후 한국 제약회사의 영업 본부에서 일할 예정이다. “한국 회사 생활이 예전부터 궁금했어요. 동남아시아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 회사인데, 제 능력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그는 유학생들에게 ‘도전’을 강조했다. “한국은 기회의 나라, 가능성의 나라예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모국에서 할 수 없는 경험과 활동을 즐겨야 후회가 남지 않을 거예요.” 그는 또 다른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다른 나라로도 떠나보고 싶어요. 새로운 나라에서 일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꿈꾸고 있습니다.”

 

글 | 조인우 기자 join@

사진 | 염가은 사진부장 7rr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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