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동 블루스
안암동 블루스

 

  고형진(사범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가 퇴임 직전인 지난 1월 저서 <안암동 블루스>를 출간했다. 저서에는 고려대의 역사, 풍경, 인물 등을 다룬 문학 작품과 고 교수의 일화가 실렸다.

  1부에서는 고려대 출신 문인들이 20세기의 고려대를 배경으로 쓴 작품을 다룬다. 교가나 ‘막걸리 찬가’처럼 고려대생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노래부터 조지훈, 오탁번, 최승자 등 유명 시인의 작품을 해설과 함께 담았다. 이 외에도 고려대의 옛 명물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됐다. 김재혁(문과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의 시 ‘백원만 아저씨’가 대표적이다. 이는 2006년까지 본교 서울캠 정문 앞에 있던 지하보도에서 40여년간 100원을 구걸했던 한 남성에 대한 시다. 고 교수는 ‘백원만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는 행인은 행운을 얻는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그의 앞을 지나갈 때 일부러 천천히 걷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적었다.

  2부에는 고형진 교수의 고려대에 관한 개인적인 소회를 담았다. 스승 오탁번 교수의 유별난 시험 문제에 관한 일화가 눈에 띈다. 당시 오 교수는 도서관 앞 은행나무가 몇 그루인지, 중앙광장 분수대에 분수가 몇 개인지 묻는 문제를 출제했다. 고 교수는 ‘지금 발 딛고 사는 세상과 주변에 애정을 갖고 하나하나 관찰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라 회상했다. 

  “이 책은 모교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라 소개한 그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대학의 진정한 본질과 이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 | 김동현 기자 gungmunin@

이미지출처 |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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