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가은 사진부장
    염가은 사진부장

 

  판다는 자연 번식이 어려운 종이다. 그런데 무려 국내 최초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는 임신 소식부터 출산, 육아 모습이 모두 공개되며 우리 국민의 격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푸바오가 만 네 살이 되는 올해 중국으로 떠난다. ‘용인 푸씨’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한국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지만, 3월 3일을 끝으로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게 된다. 새벽부터 수천 명이 줄을 서고, 판다 월드 앞에서 곧 떠나는 푸바오를 보기 위해 오픈런을 한다. 단 5분이라도 보기 위해서.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푸바오가 한국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한국에 머무는 게 낫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푸바오 송환을 위해 중국에서는 전세기를 띄운다. 푸바오의 안전하고 편안한 귀환을 위해 무진동 트럭을 준비하고, 강철원 사육사가 2,400km 비행에 동행한다. 판다는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판다가 중국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중국은 우호국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 판다를 보내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시행해 왔다. 판다를 외교 선물로 보내게 된 것은 1941년 장제스 전 대만(당시 중화민국) 총통의 부인인 쑹메이링 여사가 중일전쟁에서 중국을 지원해 준 미국에 대한 감사 표시로 한 쌍을 선물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판다의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 ‘모든 판다의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라는 원칙에 따라 생후 4년 차가 되면 중국에 반환해야 한다. 우호의 표시로 상대 국가에 대여해준다니. 참 기묘한 정책이다. 누구를 위한 선물이고 무엇을 얻기 위한 외교인가. 현재 판다는 전 세계 1,800여 마리 남은 멸종 취약종이기 때문에 더욱더 열을 가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멸종 위기종 복원이 중국에서만 이뤄져야 할 이유가 있는가. 멸종 위기종 보호에는 국가 간 경계가 없다. 판다 외교가 단지 ‘신기한’ 동물을 잠시 빌려준다는 의미보다 멸종 위기 동물 보전을 위한 국제협력의 차원으로 시행되길 바란다.

  푸바오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다만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푸바오의 이름 뜻처럼, 한국을 떠나도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랄 뿐이다. 중국에 가서 마음에 드는 판다를 만나고, 행복한 ‘판생’(판다+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우리 국민에게 큰 행복을 준 만큼, 푸바오도 행복을 잔뜩 안고 떠나길. 짜이찌엔 푸바오!

 

염가은 사진부장 7rr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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