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게임 콘셉트 기획

야간 부스·주점 확대 운영

어둠 밝힌 관객들의 불빛

 

언어교환동아리 ‘LECA’의 부스에서 한 외국인 학생이 활짝 웃고 있다.
언어교환동아리 ‘LECA’의 부스에서 한 외국인 학생이 활짝 웃고 있다.

 

  동아리연합회(회장=전성원)가 주최한 2024 동아리박람회가 13일과 14일 서울캠 학생회관 옆 농구코트와 민주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동아리박람회 콘셉트는 ‘Kukémon: 전설의 동아리, 너로 정했다!’였다. ‘트레이너’가 된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쿠켓몬(동아리)을 찾아 나섰다. 김진우 동아리박람회 기획단장은 “지난해 동아리 박람회 콘셉트인 ‘동박의 숲’에 감명받아 올해도 게임과 관련된 기획을 했다”며 “많은 학생이 공감할 수 있는 <포켓몬스터>로 정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맞아 분주한 민주광장

  민주광장에는 동아리 부스 60개가 설치됐다. 학술동아리 ‘철학마을’은 이상형 월드컵 ‘철학자가 남사친이라면?’을 열었다. 체험자는 이상형으로 뽑은 철학자의 포토카드를 받았다. 철학마을 학술회장 유현준(문과대 철학19) 씨는 “각 철학자에게 어울리는 ‘플러팅 멘트’를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학우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윤주(공과대 화공생명24) 씨는 “이상형으로 뽑은 철학자 포토카드를 주는 아이디어가 신선했다”고 말했다.

  ‘국악연구회’는 ‘국악기 마스터가 되어 보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대금, 피리, 장구 등 총 5개 국악기에 배정된 각 미션을 통과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쟁 미션의 경우 10개 현을 나무 활대로 그어 정확한 소리를 내야 했다. 해금을 연주하며 솔(G)을 찾아야 하는 ‘G를 잡자!’ 미션도 있었다. 오성준(문과대 한문21) 씨는 “평소 국악기를 접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 새로운 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여행동아리 ‘유스호스텔’ 부스에선 지역 명물 맞히기 게임이 진행됐다. 부스 참가자는 대한민국 지도에 다트 화살을 던지고, 화살이 박힌 지역의 특산품, 놀거리, 볼거리 등을 5개 이상 말해야 했다. 유스호스텔 부원 심희준(문과대 중문22) 씨는 “서울 학생들은 생각보다 지방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며 “한국 지리를 배웠거나 출신 지역에 화살을 맞춘 참가자들이 게임을 잘했다”고 말했다.

 

  동아리 특색 살린 테마주점

  저물녘이 되자 동아리 주점 조명이 하나둘씩 켜졌다. 주간 부스와 공연만 운영했던 지난해와 다르게 이번 박람회 부스는 야간까지 확대 운영했다. 김 단장은 “전에는 야간 콘텐츠가 무대 공연밖에 없어 관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학생들이 3월의 낭만을 느낄 수 있게끔 주점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국화회’는 우당교양관 옆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 콘셉트의 주점을 차렸다. 한국화회가 준비한 크림치즈꽃감말이를 직접 맛본 송우혁(공과대 기계21) 씨는 “곶감과 치즈가 어울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맛있었다”며 “동아리 주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기에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언어교환동아리 ‘LECA’는 부원들이 현지에서 직접 가져온 간식과 음료를 활용해 주점을 운영했다. 터키 음식 바클라바(Baklava)를 주문한 하 얀(Ha Yan, 정보대 컴퓨터22) 씨는 “캠퍼스 안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젊은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14일 열린 2024 동아리박람회 야간 공연에서 ‘고대농악대’가 ‘진주삼천포12차농악’을 연주하고 있다
14일 열린 2024 동아리박람회 야간 공연에서 ‘고대농악대’가 ‘진주삼천포12차농악’을 연주하고 있다.

 

  박람회 끝 장식한 무대

  공연은 학생회관 앞 무대에서 이틀간 진행됐다. 재즈동아리 ‘JASS’가 첫 공연을 맡았다. JASS는 ‘Never Will I Marry’, ‘Love, Love, Love’, ‘Don’t You Worry ‘Bout a Thing’을 차례로 공연했다. 피아노를 맡은 회장 양희성(문과대 불문23) 씨는 “색소포니스트와 보컬이 미국인이라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음악의 힘으로 극복했다”며 “많은 사람의 환호 속에서 연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중앙락밴드 ‘크림슨’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락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마지막 곡 본 조비(Bon Jovi)의 ‘You give love a bad name’ 공연이 하이라이트였다. 붉은 조명 사이로 크림슨 부원들이 머리 위 박수를 치자 관객들도 따라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보컬 박연주(사범대 수교23) 씨는 “야외무대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반응을 잘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14일 공연의 시작은 ‘노래얼’이 맡았다. 너드커넥션의 ‘좋은 밤 좋은 꿈’이 울려 퍼졌고 관객들이 하나둘씩 박자에 맞춰 손을 흔들었다. 기타리스트 한길(정경대 경제23) 씨는 “중간에 기타를 이빨로 뜯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며 “작년에 실패했던 퍼포먼스를 이번엔 성공해서 기뻤다”고 말했다.

  ‘고대농악대’가 준비한 공연은 ‘진주삼천포12차농악’이었다. 민복과 삼색띠를 두른 공연자들이 꽹과리, 징, 북, 장구, 소고, 태평소 등을 흥겹게 연주했다. 풍물패의 지휘를 담당하는 상쇠가 꽹과리를 치며 곡의 박자와 속도를 조절했다. 정윤지(대학원·국어국문학과) 씨는 “긴 구성을 모두 숙지하고 소화해 내는 게 대단하다”며 “태평소 연주가 능숙해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했다.

  무대는 버스킹 동아리 ‘ATP’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곡으로 유다빈밴드의 ‘오늘이야’가 흘러나왔고 관객들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 무대를 향해 흔들었다. 보컬 류하안(요크대 3학년) 씨는 “사람들의 불빛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덕분에 무대를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 김동현·노진기 기자 press@

사진 | 진송비·한희안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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