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연구 팀은 어떻게 구성됐나.

-36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관계된 사람들을 모두 거론하자면 어림잡아 100명 정도는 될 것이다. 내시경, CT, 전자현미경, 꽃가루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심지어 신체 장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위, 폐, 식도, 장 등 특정 부분에 있어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들이 각자의 부분을 연구했다. 이에 각각의 결과들을 조합해 결론을 내려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조율이었다.

△이번 학봉 장군 미라 연구는 기존 연구와 무엇이 다른가.
-지난 번 파평 윤씨 모자 미라는 미라 자체만을 가지고 연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라에서는 미라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까지도 꼼꼼히 살펴 기생충 알을 발견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 기존에는 부검을 통해 미라 연구를 했으나 이번에는 국내 최초로 내시경 검사를 실시한 것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특히 폐기관지 내시경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부검을 할 수 없어서 우연히 떠오른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미라를 그저 흥밋거리에서 과학의 단계로 끌어 올렸다고 생각한다. 파평 윤씨 미라를 통해 얻은 지식과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첨단 기자재를 사용해 가상발치를 이뤄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를 뽑지 않고도 3차원 영상을 통해 치아뿌리까지 볼 수 있게 됐고 치아의 마모도를 통해 미라의 사망 연령 추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연구 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는가.
-처음에 기관지 내부를 보는데 뭔가 반짝거리는 것들이 보였다. 이상해서 핀셋으로 꺼내보면 아무것도 없고. 그 정체를 장 내시경을 하다가 알았다. 미라가 얼어 있었던 것이다. 미라를 영상 4℃로 보관해 달라고 했는데 박물관 측에서 영하 5℃로 보관해서 얼음 결정이 기관지에 생긴 것을 수정이라도 자란 것인 줄로 착각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설명해 달라.
-미라 연구는 외줄타기와 같다. 아무 바탕이 없는 상태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이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고 세밀한 것 하나하나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앞에는 지금까지 발견된 미라를 가지고 연구하고 논문을 내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미라라는 소재 자체가 희귀하니까, 희귀한 소재를 최첨단 장비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연구할 것이다. 나중에 한국의 미라를 정리한 책을 내서 세계에 우리 미라를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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