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로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의원 사무실에 지원하게 됐는가.
-의원 사무실에 들어오기 이전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노 의원의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가 예상하지 못했던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로 결정되면서 정무위원회 질의를 준비하던 보좌관이 교체되고 인턴도 새로 뽑았다. 갑자기 직원이 필요하게 된 사무실 측과 연락이 닿아 근무하게 됐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 또 현장에서 직접 정치를 경험해보니 어떤가.
-얼마 전에 끝난 국감에서 의원, 보좌관들과 함께 준비한 질의서가 피감기관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로 인해 행정기관의 정책이 바뀔 때다. 한 예로 법원의 판례는 마땅히 공개돼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인터넷의 유료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판결문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거래되는 판결문에는 실명이 그대로 실려 있어 인권 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 노사 분규가 발생했을 때 검찰이 회사 측의 신고만을 신속히 처리하고 노조 측의 신고는 몇 달이 지나도록 처리하지 않는 불공평한 행정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큰 성과였다. 국감장에서 노 의원이 이런 사실들을 질의할 때 큰 보람을 느꼈다. 현장에서 정치에 대해 느낀 점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는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이다. 국민들이 국회를 감시하면 의원들은 거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정치는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도 점차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국감 때는 어떤 일들을 했으며 언제 가장 힘들었나.
-노 의원이 상임위중 법사위에 소속이기 때문에 위원회에서 감사 대상 기관으로 선정한 법원이나 검찰청이 실행한 정책 중 문제점을 살폈다. 가장 힘들 때는 민원 전화를 받을 때다. 의원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정말 안타까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터무니없는 근거를 대며 자신의 주장을 국감 때 다뤄주지 않으면 의원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겠다고 억지를 쓰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민원 전화만 받다가 퇴근한 적도 있다.

△17대 총선 이후 민노당이 원내 제 3당으로 국민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아직은 정치 초보라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함께 일하는 노회찬 의원은.
-당원들을 비롯해 의원 사무실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아진 것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에 대해 아직은 대항할 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다. 이번 국감을 앞두고 의원들의 상임위를 선정하는데 있어 권한이 있는 교섭단체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견만이 반영됐다. 그 결과 예상과는 다른 상임위로 발탁돼 준비 기간이 짧아 져 힘들었다. 교섭단체 성립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 노 의원은 실제로 함께 일 해보니 항상 공부하고 사고하는 등 엄청나게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TV토론회 등에서 노 의원이 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평소의 준비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또 노 의원 사무실에서는 직위에 관계없이 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한다. 인턴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 해도 노 의원과 함께 일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민노당 의원 사무실 직원들은 직장 개념의 다른 사무실과는 달리 일을 하며 정치 운동도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원을 포함해 모든 직원들이 월급의 절반 이상을 당에 기부하는 것도 그런 의미다. 그리고 인턴 직원들의 특성에 맞게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지 의원 개개인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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