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주5일제 근무’와 올해부터 시작한 전국 초등학교 월 1회 ‘주5일제 수업’. 이로 인해 근로자의 여가생활이 늘어나고 가족중심의 여가문화가 사회에 확산됐다.

대학가도 다르지 않다. 일주일 7일 가운데 4일만 등교하는 일명 ‘주4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통 금·토·일요일의 황금휴일을 즐기기 위해 금요일을 비우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황금휴일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즐기는 대학생들을 만나봤다.

한 달에 두 차례씩 2박3일 국내여행을 하고 있는 이건주(배재대 호텔경영04)씨는 학교 여행 동아리 ‘나침반’에서 활동 중이다.

이씨는 “지난 학기는 여행 동아리 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맞지 않아 정작 여행은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며 “이번 학기에 마음이 맞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기 위해 일부러 주4일 수업으로 맞췄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다녀온 여행지는 충남 당진군에 위치한 왜목마을과 정동진.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바다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씨는 “바다일출을 보려고 렌트카 안에서 밤을 지새운 기억이 난다”며 “동해안의 일출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서해안의 일출은 아담하고 서정적이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다음 학기도 주4파를 할 예정이라는 이씨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빡빡하게 수업을 듣게 돼, 주중에 남들보다 힘든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학기 중에도 뭔가 하고 있다고 느껴 보람된다”고 전했다.

박세희(이화여대 패션디자인04)씨는 목요일 새벽마다 동대문 시장으로 향한다. 자신이 요즘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의류쇼핑몰의 옷을 고르기 위해서다. 박씨는 지난 8월 같은 과 친구와 함께 고등학교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온라인 의류쇼핑몰을 열었다.

목요일 새벽에는 동대문 시장으로 물건을 고르러 다니고, 금요일에는 사진 작업을, 토·일요일에는 사이트 관리 및 회계 정리 등을 한다. 박씨는 “주4파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학기 중에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휴학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주4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학기에 무리를 했는지 살이 5kg이나 빠졌다는 박씨는 “다이어트도 되고, 돈도 벌고, 항상 즐겁고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이 5일 동안 듣는 수업을 4일에 몰아서 듣고, 휴일이면 공부할 틈도 없이 바쁘지만, 박씨는 1학년 때부터 매학기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고 있다. “쇼핑몰을 운영하고 나서부터 쇼핑몰 때문에 공부에 소홀해졌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씨의 꿈은 자신의 이름을 건 디자이너 숍을 운영하는 것. “지금의 이러한 작업이 내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 “워낙 옷을 고르고 코디하는 것을 좋아해 항상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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