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를 정당하게 이해하고 부자로서의 삶을 배워보자’.

서울여자대학교 ‘부자학개론’ 수업의 강의 목표이다. 학생들에게 부자가 되는 법, 부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어떠한 방법으로 재테크에 성공하는지 등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다. 이 과목을 국내 대학 최초로 개설해 지난해 3월부터 강의하는 한동철(서울여대 경영경제학부)교수는 “부자들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부자관’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수업은 경제·심리·사회·문화 등의 여러 측면에서 부자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부자의 종교관, 부자와 죽음, 부자와 웰빙 등이 이 수업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들이다. 한 교수가 직접 강의를 하기도 하지만 ‘부자 전문갗들의 특강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부자가 되는 법에 관한 책의 저자, 20여년 동안 한 설교의 70%가 ‘돈’에 관한 것인 목사, 은행 고위 간부, 경제지 재테크 전문 기자, KDI(한국개발연구원) 박사 등이다.

이 강의에는 특이하게도 시험이 없다. 평가는 중간과 기말, 두 번의 보고서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중간고사 대체 보고서의 주제는 ‘부자 이해하기’. ‘부자는 ~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운 후 부자 한 사람을 인터뷰해 결과를 분석한 후 가설과 대비해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기말고사 대체 보고서의 주제는 ‘부자로 생활하기’. 학생 자신이 10년 후 부자가 됐다고 가정하고 그 생활에 대해 자유로운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내는 것이다.

지난해 2학기에 이 수업을 들었다는 백영아(서울여대 경영04)씨는 중간 보고서의 인터뷰 대상으로 고려대 앞에서 햄버거 장사를 해 성공한 이영철 ‘영철스트리트버거’ 사장을 골랐다. 백씨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하루에 은행을 몇 번씩 가고, 하루 종일 서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일한 것이 그가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그만의 노하우였다”며 “학생들이 부자에 대해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 수업을 들으면서 부자들도 노력해서 그들의 자산을 모았다는 점을 명심하게 됐다”고 수업소감을 밝혔다.

한 교수는 “단순히 물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라며, 국내에서 대표적인 부자로 황우석 교수를 꼽았다. “황우석 교수는 돈으로 환산한 재산은 많지 않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지층이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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