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연장투표가 실시됐던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안암캠퍼스(이하 안암)와 서창캠퍼스(서창)는 투표시간을 연장해가며 투표율 50%를 넘기는 데에 급급해왔다. 안암의 경우 제33대 총학생회(이하 총학)선거부터 지난해 제39대 총학선거까지 매년, 서창캠퍼스의 경우 14대와 17대를 제외하고 연장투표를 실시했다.

지난 1999년 처음으로 연장투표가 실시됐을 때 학내에는 “학생들의 무관심을 탓할 것이 아니라 총학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는가를 반성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00년 안암총학선거에서도 투표율 50%를 넘지 못해 다음날 50.56%로 마감했다. 당시 낙선자인 ‘청년좌파’의 장은백 정후보는 “선거를 치르며 낮은 투표율, 학우들의 냉담한 반응 등 많은 한계를 느꼈다”며 “아직도 싸워야 할 이유가 존재함에도 사회적 문제와 동떨어져 있는 학우들에게 아쉬움을 느낀다”며 총학에 대해 무관심한 학생들에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2001년 실시된 총학선거에서 양 캠퍼스 모두 예정 시간 내에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연장투표를 실시했다. 결국 당일 오후 10시까지 연장투표를 진행해 최종 투표율 50.48%로 마감했다. 서창도 하루 연장 끝에 가까스로 50%를 넘었다.

2002년 안암총학선거 및 서창총학선거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안암의 경우 투표시간을 하루 연장해 다음날 오후 10시 간신히 투표율 50%를 넘겼다. 서창 역시 하루를 연장해 과반수를 넘겼다. 이에 대해 당선된 ‘우리는 하나’선본은 “학생회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2004년 제38대 안암총학 선거에서는 유례없이 투표기간을 사흘로 연장했으나 44.1%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 다음주 월요일까지 이어진 투표는 총 투표율 50.48%로 마감했다. 서창캠퍼스도 다음날까지 연장투표를 실시했다. 이 때 당선된 유병문(공과대 산업시스템02) 씨는 “연장투표과정을 지켜보며 학생들이 학생회에 갖고 있는 깊은 불신을 느꼈다”며 "38대 총학생회는 이러한 불신을 딛고 일어서 함께하는 학생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역시 투표일을 하루 연장했으나 47.92%의 저조한 투표율로 안암총학 선거가 무산됐다. 더욱이 연장투표로 성립된 제38대 안암총학이 연장투표가 회칙에 근거가 없다는 것을 들어 재선거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이렇게 학생들의 무관심과 불신을 극복해 신뢰받는 총학이 되겠다는 다짐은 의미 없이 매년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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