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비평은 양적으로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걸음마’수준이다.

국내의 동화 비평이 부족한 이유를, “동화 비평은 1차 독자는 , 어린이가 아니라 어린이를 생각하는 어른이란 점에서 어린이 책에 비해 독자층이 좁다.”며 “이런 특성상 사명감이 있는 비평가나 출판사가 아니면 동화 비평에 뛰어들기 힘들다.”라는 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동화 비평의  자체적 특성에서 동화 비평 부족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동화 비평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그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오진원 아동문학평론가는 “아동문학 비평 부족은 동화라는 장르가 일반 문학에 비해 쉽고 수준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더불어 동화는 출판 시장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성격상, 비평의 필요성을 사람들로 하여금 깨닫지 못하게 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최윤정 아동문학평론가는 “우리사회에서 ‘비평가’라 하면 대개 교수인 경우가 많지만, 동화의 경우 ‘아동문학과’가 대학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비평가 배출 통로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에서 동화나 동화비평을 위한 인재 양성을 등한시 해, 비평의 활성이 원천적으로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비평 전문인력 양성 시급

활발한 논의, 비평 미래 희망적


그러나 국내의 동화 비평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최근 동화나 동화 비평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그것에 대한 논의 또한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동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동화나 동화 비평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각종 동화 비평 서적이 증가하고 있다.

실례로, 국내 비평서의 경우, 판타지 동화를 분석한 비평서부터, 그림책을 밀도 있게 언급한 책, 전래동화를 어린이 개념에 투영된 어른들의 기대심리가 투영된 것으로 비판한 책에게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의 비평서가 출간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 부족한 비평서를 보충해 줄 동화 평론집이나 이론서가 번역되기도 한다. 영어권 동화 중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의 문학적 가치와 역사적 위상을 언급한 책이라든가, 옛이야기와 그림책은 왜 읽어야 하며, 그것이 주는 즐거움의 원천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번역서 등이 그 예다.

우리 사회에서는 다른 분야와 비교해 볼 때 동화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에도 불구하고 동화에 대한 사회·문화적 담론과 비평은 소원한 수준이다. 그러나 동화를 읽는 주체를 ‘어린이’로 정의했을 때, 동화 비평이 ‘좋은 책’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만을 보더라도 동화 비평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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