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中伏)을 지나 8월에 접어드니 찜통더위가 버티고 서있다.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피서지로 향하는 도로위엔 거북이들로 가득하다. 붐비는 피서지와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떠올리면 짜증은 배가된다.

피서하면 떠오르는 도시탈출. 이제 그런 고정관념은 버리고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바로 이곳에서 바캉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 하늘과 맞닿은 초원 -
도심 속 풀내음이 휴양객들을 유혹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억새풀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민들레, 냉이꽃 등 다양한 들꽃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제주도 초원에 온 듯하다.

하늘공원의 넓은 초지에는 억새풀이 무성하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중 구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하늘공원이 그곳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현대식 정자가 나무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에 앉아 맑은 공기를 마시니 자연과 하나가 된 듯 맹꽁이 울음소리가 귓속에 스며든다. 사랑하는 남편과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며 휴가를 즐기고 있는 박영남(여·51)씨. 그녀는 “편한 게 좋아 이곳에 온다”고 말하며 향기로운 커피와 간식거리를 권한다.

- 우리집 앞엔 강이 있었더랬지 -
정자를 나와 다시 산책로에 접어드니 이번엔 클래식 음악이 공원 곳곳에 고요히 울려 퍼진다. 바람에 몸을 맡겨 원을 그리는 풍차, 아름다운 음악과 가랑비. 그곳에 몸을 담그니 하늘공원이 아니라 하늘에 온 듯하다.

- 우리집 앞엔 강이 있었더랬지 -
7000평 규모의 집 앞엔 넓은 강이 있고 옆에선 맛있는 바비큐가 이글이글 익어가며 코를 자극한다. 그곳은 어느 재벌가(財閥家)의 저택이 아니다. 비록 하루지만 만오천원으로 빌린 내 집이다.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내에 위치한 난지캠핑장의 모습.
무더위에 도시탈출이 여의치 않은 분들께 이곳 한강시민공원 난지캠핑장을 추천한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친구나 가족들과 유쾌한 하룻밤을 보내러 왔다는 게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다.

난지캠핑장을 가려면 강변북로를 타고 가양대교에서 성산대교 방면으로 500m 가다가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난지캠핑장)로 진입하면 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사거리에서는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방향으로 진입한 뒤 난지캠핑장으로 들어간다. 주차요금은 하루 3,000원(소형 기준)이며 선불이다. 문의 (02)304-0233∼5

<그 밖에 가볼만한 곳>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회사원 박희원(남·26)씨는 ‘편하고 깨끗하고 저렴한 것’을 이곳의 매력으로 꼽는다. 관리사무소에서 텐트를 배정받고 그 안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보드게임과 바비큐를 즐기면 그만이다.

캠핑장 밖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잔디광장 등이 갖춰져 있고 월드컵공원과 하늘공원이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어 놀거리가 풍부하다.

박씨는 “친구들과 휴가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가까운 이곳을 찾았지만 분비지 않고 시원해 좋다”며 “샤워장과 취사장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깨끗하게 관리돼 불편이 없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캠핑 안내>
난지캠핑장은 고정식 4인용의 '가족 텐트', 야영객 스스로 텐트를 설치하는 '자유 텐트', 단체 이용객을 위한 '인디언 텐트', 주로 낮시간에 이용되는 '그늘막 텐트'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예약은 인터넷 홈페이지(www.camping.or.kr)를 통해 가능하다. 이용료는 4인 기준으로 1만5천원이며 추가로 1명당 3,750원을 더 내야 한다. 이 돈을 내면 샤워장, 취사장, 체육시설 등 캠핑장 내 부대시설을 무료로 쓸 수 있다. 담요, 매트, 랜턴, 바비큐 그릴 등 웬만한 캠핑장비는 대부분 대여 가능하다.

난지캠핑장을 가려면 강변북로를 타고 가양대교에서 성산대교 방면으로 500m 가다가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난지캠핑장)로 진입하면 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사거리에서는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방향으로 진입한 뒤 난지캠핑장으로 들어간다. 주차요금은 하루 3,000원(소형 기준)이며 선불이다. 문의 (02)304-0233∼5

<그 밖에 가볼만한 곳>

* 선유도공원
공원 정문에서 환경 물놀이터, 수질정화원, 녹색기둥의 정원, 수생식물원, 시간의 정원, 네 개의 원형공간을 끝으로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에 이른다. 정수장이 탈바꿈한 공원 곳곳에 옛모습이 남아 있다. 약품 침전지를 재활용한 수질정화원에서는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나무로 된 길을 따라가다 망루에 올라서면 공원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수질정화원 옆에 위치한 온실은 부레옥잠 같은 수생식물과 물고기 등이 겨울을 나거나 식물을 재배·증식하는 공간이다.

* 롯데월드
8월까지 '시티 바캉스'축제를 펼친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삼바 카니발'로 열광의 여름축제를 만든다. 2004 삼바의 여왕을 비롯 브라질에서 온 공연단이 브라질 리우 삼바카니발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한다. 롯데월드 전역에서 벌어지는 '아이스 페스티벌'도 더위를 식혀준다. '서머 뮤직 페스티벌'도 개최된다.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살수차가 내뿜는 시원한 인공비를 맞으며 즐기는 '레인 콘서트' 무대가 마련된다.

* 코엑스아쿠아리움
지난달 16일 '아쿠아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생활기기를 수중생물이 사는 수조로 꾸몄다. 흑백 물고기만 사는 흑백 TV, 총천연색 물고기가 가득한 컬러 TV와 그 앞에 물고기 영상이 흐르는 TV가 있어 어느 것이 영상이고 어느 것이 수조인지 구별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 아인스월드
8월 22일까지 '한여름 건축물 대축제'를 벌인다. 인공모래로 에펠탑,피라미드 등 아인스월드 내의 각종 건축물을 만들어볼 수 있는 모래놀이 체험전을 즐길 수 있다. 또 높이 6m에서 15m 이상 미끄러지는 대형 워터슬라이와 보트 등 7∼8종의 물놀이 시설을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 서울 뮤직페스티벌
단돈 2만원으로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의 콘서트와 시원한 맥주까지 즐길 수 있는 축제 마당이 현재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고 있다. 이승철, 이승환, 비, 보아 등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의 릴레이 콘서트인 '서울 뮤직페스티벌'이 지난 21일부터 33일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서문 앞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된다. 특히 저렴한 입장료 2만원으로 숲으로 둘러싸인 자연친화적인 야외 공연장에서 맥주 및 음료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티켓은 인터파크(www.interpark.com, 02-1544-1555),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02-3774-2500)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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