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외부 모습 | ||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집”
정오가 되기도 전인데도 식당 입구엔 냉면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있다. 이것도 비가 와서 보통 때보다 손님이 많이 오지 않은 거란다. 취재를 위해 줄을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갔다. 빛바랜 벽과 부엌이 딸린 여러 개의 방, 마치 시골집에 온 느낌이다. 처음 개업했을 때부터 계속 있던 방이다. 각 방마다 앉을 틈도 없이 손님들로 만원이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수 있다.
“손님이 손님을 데리고 와요.”
식당 내부
모습
성공한 음식점의 비결은 바로
음식 맛과 입소문이다. 김미연(여 · 26세)씨는 “엄마한테 소개받았는데 냉면이 맛있어 다시 찾아 왔다”고 한다. 냉면을 먹으며 연방 “느끼하지
않고, 개운해요. 매력있어요”라며 칭찬 일색인 유은이(여 · 43세)씨. 처음에 동네 사람의 권유로 이곳을 알게돼 지금은 며칠이 멀다하고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다. 낙산냉면 정태선(여 · 60세)사장은 ‘손님이 손님을 데리고 온다’는 오랜 경험으로 무엇보다 손님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애쓴다.
“좋은 양념이 냉면 맛의 비결”
아랫방에 자리를 잡아 메뉴판을 보는데, 물냉면도 비빔냉면도 없다. 다만 매운 정도에 따라 아주 매운, 보통 매운, 덜 매운, 순한 냉면일 뿐이다. 흔히 물냉면하면 평양냉면, 비빔냉면이라면 함흥냉면으로 유명한데, 독자적인 맛을 개발해 낙산냉면을 만들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가장 매운 ‘얼큰이냉면’과 보통 매운 ‘낙산냉면’을 주문했다. 어떤 맛일까 기대를 하는데, 채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주전자 가득 따끈한 육수가 나온다. 소뼈 외엔 어떤 재료도 넣지 않아서 그런지 밍밍한 맛이 난다. 드디어 냉면 두 그릇이 도착! ‘상다리 부러져라’하는 식단을 기대한 분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다른 반찬 없이 오직 냉면 하나로만 승부를 내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엔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합한 듯한 모양이다. 육수와 함께 빨간 양념이 들어있다. 이곳에서 추천하는 ‘냉면 맛있게 먹는 방법’에 맞춰 아주머니께서 직접 비벼 주셨다.
낙산냉면 | ||
얼큰이냉면 | ||
먼저 낙산냉면을 먹었다. 양념과 어우러진 육수가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다. 이 독특한 양념의 조리법은 ‘며느리도 몰라~아무도 몰라~’ 사장님만이 아신다. 매일 아침 직접 양념을 만드는데 깨를 제외하고 국산 농산물만을 쓰며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 또 양념만큼 신경 쓰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김치다. 반찬도 없는데, 웬 김치? 바로 냉면 속에 들어가는 김치다. 냉면에 직접 담가 숙성시킨 김치를 비벼 먹으면 2% 부족한 맛이 채워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
정 사장은 20년 넘게 냉면집을 운영하다 보니 여러 손님들을 만났다. 유명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멀리 지방에서 이곳 냉면을 먹기 위해 올라온 손님도 많다. 그 중에서도 부모 손에 이끌려 온 아기가 커서 결혼해 아기를 데리고 오는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 이곳을 자주 찾던 한성대 캠퍼스 커플은 군대 휴가 때마다, 또 결혼 후 아이와 함께 찾아온다. ‘시간의 흐름은 멈출 수 없어도 냉면의 맛은 한결같구나.’
<이런 손님에겐 공짜>
정 사장은 ‘베풀어 주며 살아야 한다’는 마인드로 이런 손님들에겐 무료로 냉면을 제공한다.
1. 오른 손이 다쳐 먹기 불편한데도 냉면을 먹는다는 일념으로 온 손님
2. 결혼하고 냉면이 그리워 이곳을
찾은 부부
3. 출산 후 아이와 함께 찾은 단골손님
4. 퇴원하자마자 오는 손님
5.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효도 하는 모습이 보이는 손님
<낙산냉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
1. 따뜻한 육수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2. 냉면 그릇에 설탕이 묻어있는 쪽에서 양념장과 야채를 육수에 잘 섞어
비빈다.
3. 야채와 양념이 고루 섞인 양념덩어리(다대기)가 없어질 때까지 면과 다시 섞어 먹는다.
4. 간이 맞으면 맛있게 드시고, 안 맞으면(시거나 달거나 맵거나 하시면) “아줌마”를
부른다.
기타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