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의 경계는 사라지고 하늘을 향한 대나무의 수직만 가득한 곳 ,
죽향의
고장,
담양 대나무 숲으로 떠나보자.
아름다운 관방제 숲길을 걸어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를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뻗어 있는 대숲이 보인다. 담양군에서 조성한 대나무 숲 ‘죽녹원’이다. 죽녹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실제로 대나무 숲의 온도는 밖의 온도보다 4~7도가 낮다고 한다. 이것은 대나무가 다른 식물보다 산소배출량이 높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1ha당 0.37t의 산소를 생산하고 1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상의 식물 중 공기정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숲에서 느끼는 상쾌한 기분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 정화력뿐 아니라 살균력도 뛰어나다고 하니 이것이 진정한 웰빙. 그러나 대숲의 매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미세한 바람에도 대나무는 흔들린다.
대는 언제나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서 있지만
잎들은 하나하나 바람을 타고 흔들린 다. 대나무가 절개나 지조를 상징해 왔던 것을 생각하면 꽤 상반된 이미지다. 그러나 대나무는 작은 바람에도
몸을 움직이지만 쓰러지지는 않는다. 텅 빈 내부가 대나무의 강도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대나무가 고결한 선비들의 표상이 됐던 것도, 비우면서
채워나가는 ‘느림의 미학’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쏟아지는 햇살이 대나무 마디마디에 빛난다.
대나무의 생장점은 마디에 있어 마디 사이가 생장하는 식물이다. 다른 나무들과는 다르게 부피 생장을 하지 못해 풀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풀과 다르게 여러 해를 산다는 점에서 나무나 풀,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셈이다. 그래서 한자로 풀초(草)를 거꾸로 하여 죽(竹)를 쓴다는 설명도 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돌아가는 길인 철학자의 길로 향한다. 죽녹원의 관람 소요시간은 1시간
내외지만 여유를 가지고 돌아본다면 3~4시간도 부족하다. 단지 대나무 숲을 보러 가기 위해서라면 이곳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 힘들 듯 하다.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숲을 둘러보면 대나무의 은은한 향내가 느껴지고 대나무 나무 사이사이로 새어나오는 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에 빠져드는 순간은 바로
그때부터다.
*멋집 맛집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이
풍요로워 졌다면 이젠 미각을 채워 줄때.
음식도 대나무가 빠질 리 없다. 담양 곳곳에는 대나무를 이용한 대통밥, 죽순 요리등
다채로운 대나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또 담양은 떡갈비로도 유명한 고장이니 입맛에 맞게 골라 보자.
*이곳도 들러보자
죽녹원 외에도 담양의
이름난 명소는 많다.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꼽힌 관방제림, 끝없이 우거진 가로수가 인상적인 메타세쿼이아 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에 수록된
‘소쇄원’도 시간이 나면 꼭 들르자.
*어떻게 갈까
서울에서 담양으로 가는
차편은 그리 많지 않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다녀 올수 있지만 고속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차편은 미리 알아두고 가야한다.
담양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는 하루에 2회만 운행하기 때문. 만약 담양 가는 직행버스를 놓쳤다면 순창, 광주를 가서 다시 환승해야 한다.
담양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4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