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올해 안암 총학생회로부터 가장 많이들은 말 중 하나다. 안암 총학생회는 말을 많이 아낀다. 특히 학내 다수의 구성원들이 얽혀 있는 민감한 사안의 경우엔 더욱 정도가 심하다.

물론 이러한 안암 총학생회의 태도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권을 표방한 총학생회였기 때문에 현재의 안암 총학생회는 선거 운동 기간부터 수많은 공격에 시달렸다. 특히, 앞뒤 자르고 몇 마디만 갖다 붙여 원래의 뜻을 왜곡하고 비난에 열을 올리는 학내 일부 단체들의 행위는 안암 총학생회로 하여금 특히 말을 조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즉흥적인 멘트로 많은 비판을 받고 곤란한 상황을 겪었던 것을 상기한다면 안암 총학생회의 이러한 태도는 현명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말을 아낀다. 안암 총학생회가 입을 닫으니 학생들은 궁금하다. 이전의 교육투쟁을 대신한다는 명분을 걸고 시작한 새로고침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매년 이맘때쯤엔 ‘등록금 인상률 일부 조정’과 같은 교육투쟁의 결과들이 나왔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지난달 10일 안암 총학생회장과 한승주 총장서리의 면담이 있었다. 여러 사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등록금과 관련한 이야기도 오갔다고 한다. 하지만 안암 총학생회는 ‘사안이 민감하다며’ 이날 오간 대화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1학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2학기는 다시 선거다. 시간이 없다. 등록금은 모든 본교생들의 관심사다. 신중하다가, 말을 아끼다가 안암 총학생회는 ‘정작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했던 총학생회’로 기억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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