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달이 훌쩍 가버리고 고연전 주간이 왔소. 그런데 캠퍼스엔 아직 활기가 부족해 보이오. 왜 그런가 했더니 신입생 호형 중 몇이 고연전 주간을 휴강주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 하오. 신입생 후배 호형들, 기분은 들뜨겠지만 챙길 건 좀 챙기는 한 주 보내도록 하시오. 그럼 선배 춘추자는 이만 고연전 때 입을 티 맞추러 동대문 다녀 오겠소. 후다닥!

고연전이 코앞이요. 호형들 모두 이 축제를 즐길 몸과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셨소? 유난히도 고연전을 기다려온 한 호형. 살신성인하여 이번 고연전엔 특별 의상까지 선보인다고 하오. 그 의상은 바로 ‘수십마리 독수라가 마구 그려진 잠옷’이라오.
왜 호랑이가 아니라 독수리 잠옷인지 의아해 하시는 호형들 걱정마시오. 호랑이 옷을 입은 호형 친구들이 독수리 잠옷을 입은 이호형을 ‘짓밟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오. 호형! 부디 멋지게 밟혀 주시구려!

며칠 전 한국어가 국제특허협력조약의 국제 공개어로 채택됐다는 뉴스가 떴소. 춘추자 또한 한국인으로써 우리나라 말이 국제기구 공식어로 채택되니 감개무량했다오. 그런데 이 기사를 본 주변 이공계 호형들은 기뻐 날뛰고 있다오. 한 이공계 호형이 감격해 고파스 게시판에서 소리쳤소.
“오! 머지않아 원서책을 안 봐도 되는 날이 오겠네요!!”
호형. 백번만 죽었다 다시 태어나면 그날이 올지도 모르오.

추석날 온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만들고 있었소. 우리의 호형도 끼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오. 그때 할머니께서 여자가 이쁜 송편을 만들면 나중에 달도 이쁘게 낳는다는 말씀을 하셨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그런데 호형의 어린 동생이 사고를 치고 말았소.
“그럼 엄마가 송편 뭉뚝하게 만들어서 누나 코 뭉뚝하게 태어난거야? 그래서 수술 한거야?”
호형의 수술을 몰랐던 친척들. 할말을 잃었다오.

추석 내내 마음의 고향인 안암에 머물며 무료한 생활을 보낸 호형들이 꽤 있었소. 연휴 중반, 한 호형 다른 호형에게 뜻밖의 문자를 받았소. “봉사활동 할 생각 없냐” 마침 심심하던 차에 좋은 일이나 해보자 생각한 호형 무슨 자원봉사냐고 물었소. 그러자 돌아온 대답.
“나랑 놀아줘” 호형 안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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