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종에 사는 한 호형에게서 전화가 왔소. “제보를 받아줄 수 있느냐”면서 말이오. 이곳저곳 수소문해 보니 문제의 근원은 세종부총학생회장인 듯 보이오. 행방이 묘연해진 그에 관한 풍문은 퍽 무성하오. “어느 행사 전날 부총학생회장이 돌연 불참을 예고하고는 사라져 버렸소!” 부디 근황을 알려주시오. 도통 소식이 없으니 내분이 일어난 줄 아는 호형도 있소. 님께서 침묵으로 일관하신다면, 호형들은 그것을 태업으로 받아들일 것이오. ○···호형들, 최근 학교가 준비하고 있는 게 많소. 낡은 건물을 고치거나 아예 새로 짓는 일
○···호형들, 두 가지 무(無)의 그림자가 캠퍼스에 드리웠소. 하나는 ‘무관심’이란 그림자요. 이 그림자는 하도 오래돼서 더 이상 진부하오. 지난주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 공청회도 그랬소. 그날 과학도서관 대강당에는 누구든 정적을 깨주길 기다리는 사회자, 경쟁자 없는 후보, 기자와 촬영 스태프만이 자리를 채웠소. 공청회 2부가 그렇게 기억에 남더군. 중선관위장이 현장 질의를 받기 시작하자 잠시간 공청회장에 정적이 드리웠소. 질문을 던질 호형이 한 명도 없어 기자들이 1부 때 쓰고 남은 질문을 마저 소진해야 했소. 화면으로 지켜보는
○···호형들, 감사 인사를 드릴 게 있소. 주황 조끼 걸친 우리 기자들이 동박 부스에서 쭈뼛거리며 서 있을 때, 기꺼이 '뻥스크림'을 받아줘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오. 근래 몇 주간 보내준 성원에도 가슴이 따뜻했소. 성원이 꼭 박수갈채만을 뜻하는 건 아니오. 우리에겐 손가락질도 귀중하오. 호형들이 자기 의견을 가지고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것, 이 얼마나 진기하되 아름다운 풍경이오? 그 공론장 한가운데 우리가 자리할 수 있었던 것도 영광이오. 참, 기사를 넘어 기자에게도 관심이 쏠렸다지?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소. 기자 개인에 대한
○···호형들, 주먹질 당하는 대학원생 호랑이가 있다면 믿겠소? 내 어느 과인지 짐작은 가네만 자세히는 말 안 하겠소. 대학원생 호형들은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5년씩이나 폭언, 폭행,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오. 실험실에서 맞은 호형들이 잘못한 건 단 한 가지, 교수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는 것뿐이오. ○···말 꺼낸 김에, 한 대학원생 호형이 내게 전해준 일화를 풀어보겠소. 때는 2018년이오. 한 교수는 연구조교에게 어떻게든 술을 먹이고 싶었던 모양이오. “술 못하면 교수가 될 수 없소!” 교수는 조교를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도 일
○···흉흉한 소식이오. 의과대 호형 중 구할오푼이 휴학계를 냈소. 전공의 호형들은 가운을 벗어 던지고 있소. 꿋꿋이 진료 보는 호형이 있다고는 하지만, 고대병원에 의사가 부족한 건 좌우간 사실인 듯 보이오. 그 덕에 응급실은 분주해졌소. 한 고대병원에선 심폐소생술을 요하는 ‘코드 블루’가 발생해도 의사가 오지 않는다고 들었소. 다른 고대병원은 4주 안에 수술해야 하는 유방암 환자에게 진료 지연을 통보했다는구려. 물론 연락은 모두 간호사가 돌렸다고 하오. ○···그대 의사 호형들의 행동에 점수가 매겨진다면 분명 10점 만점에 10점
○···매해 1월이면 민주광장이 눈사람으로 가득하오. 손바닥만 한 오리 눈사람도, 코털 달린 호형을 본뜬 것도 있소. 눈사람 호형과 어깨동무하고 사진이나 찍으려 했더니, 아뿔싸! 뒤쪽에 웬 흉한 병풍이 펼쳐져 있지 뭐요! 누리끼리한 병풍엔 한자 대신 한글로 ‘인문사회관 신축 예정부지’라 쓰여 있더군. 풍문을 들으니 그 건물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하오. 이미 인문사회관에서 ‘사회’가 빠졌소. 곧 ‘인문’도 빠지겠구려. 이에 한 호형이 말하길, “그럴 거면 아예 관짝에나 쑤셔 넣지 그러오?” 오호 통재라! ○···호형들, ‘웰컴키트’
○···서울캠 20개 단과대독립학부 선거가 마무리됐소. 그중 학생회가 들어선 곳은 9곳뿐이라오. 9곳에선 후보가 없었고, 경영대와 문과대는 투표율이 15%도 안 돼 투표함을 열지도 못했다오. 두 선본 모두 논란이 있었던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소. 학생사회에서 투표를 안 하는 것만큼 강한 의사 표현은 없으니 말이지. 하지만 그것 아시오? 투표율이 낮다는 이유로 개표 요건이 점점 낮아지고 있소. 경영대 같은 경우는 20%만 투표해도 개표할 수 있다오. 선거가 무산된 문과대 역시 25%만 넘기면 된다더군. 이대로라면 개표 요건이
○···호형들은 캠퍼스를 지나다 누군가에게 붙잡혀본 적이 있소? 우리 기자들만큼 인터뷰에 열성적인 사람들이 있다오. MBTI부터 진로, 고민, ‘종교’까지 호형들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 안달났지 뭐요. 호형들 모두 길 가다 말을 거는 사람이 있다면 친절히 답해주시오. 호형들에게 궁금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오. ○···22일엔 제37대 세종총학 후보 ‘클로버’의 정책토론회가 열렸소. 공약을 기자들이 하나하나 짚어가더군. 특히 이웃 기자가 궁금한 점이 많았나 보오. e스포츠 대회 대진표는 어떻게 짤지, 설문조사에 호형이 많이 참여하지 않으
○···지난 16일 수능이 치러졌소. 예비호랑이들 모두 좋은 결과 있길 바라오. 이번 수능에 킬러문항이 없었다고 하오. 이 얘길 들은 한 호형, 교수님께 당당하게 외쳤소. “기말고사에 킬러문항을 없애주십시오!” 교수님 호형의 질문에 당황하는 목소리로, “실습수업이라 원래 시험이 없다네. 중간고사도 안 보지 않았는가?” ○···“수능 날 휴강해주십시오!” 매년 들려오는 반수생 호형들의 탄식이라오. 무휴학 반수를 준비하던 우리의 호형, 수능 다음날 얼굴이 별로 좋지 않더군. 매번 자느라 1교시를 못 가더니만 국어 시간에 졸아버렸다고 하
○···호형들 11월은 잘 보내고 계시오? 지난주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지 않았소! 따뜻했던 날씨가 무슨 변덕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소. 계절이 바뀔 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인데, 손바닥 뒤집듯 계절이 바뀌고 있구려. ○···호형들에게 고백할 게 있다오. 중간고사 이후로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있소. 호형들도 그렇지 않소? 원래 시험 직후엔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기 마련이지. 춘추자 학업의 과도기에서 어찌할 바 모르겠구려. ○···호형들 그거 아시오? 계절만큼 요즘 학생사회도 과도기라오. 단과대는 물론, 서울세
○···다들 중간고사는 잘 보셨소? 본 춘추자는 요즘 블랙보드 공지가 너무 무섭소. 단풍따라 블랙보드 성적도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오.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기말고사가 남지 않았는가? 내 특별히 호형들을 위해 시험을 잘 보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알아 왔소. 한 번 들어보시오. ○···시험기간 한 호형과 백주년기념관에 공부하러 갔소. 유리벽돌을 받았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호형이라오. 전공책과 3시간의 사투 끝에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 짐을 챙긴 후 자리를 반납하려 했는데 호형이 막는 것 아니겠소? 호형 말하길, “우리가 자
○···호형들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셨소? 닷새가 하루처럼 쏜살같이 지나갔구려. 심지어 남쪽에서 나고 자란 춘추자는 이동하랴 꼬박 이틀을 썼다오. 지방 사는 호랑이 어디 서러워 살 수 있나. 명절마다 한반도를 오르내리는 호형들 모두 고생이 많소.○···연휴가 끝나니 귀신같이 추워졌지 뭐요. 아침에 집을 나섰더니 기온이 13도지 뭐람! 희한하게 볕에서는 또 땀이 나더군. 한 호형이 말하기를,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니, 뭘 입고 다녀야 하나!”○···며칠 전부터 캠퍼스를 누비는 호랑이들이 있더군. 서울총학에서 본격적으로 규정 외 장소에서
○···우당교양관에서 나온 연기를 보았소? 지하1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오. 미디어관에 있던 호랑이들까지 재빨리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소. 대부분 질서있게 피신했지만 엘리베이터를 탄 무리도 있었다오. “계단으로 내려가면 힘들지 않겠소? 어서들 올라타시오!” 아무래도 실전에 약한 호형인 듯 하오. 안전 훈련처럼이 그리도 어렵던가? ○···그런데 정말 신속하게 대피한 게 맞소? 미디어관은 화재가 발생한 지 20분이 지나서야 대피명령이 나왔다오. 교양관 호형들의 대피가 우선이었다나? 두 건물을 동시에 대피시키지 못하는 걸 보아하니
○···호형들 수업은 잘 듣고 계시오? 고연전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니 다들 쉽지 않은 듯하오. 심지어 50분 수업 없이 75분 수업만 계속 들으려니 고역도 이런 고역이 없소!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 수업을 듣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오. 4학년 호형이 말하기를, “내 전공 수업은 3시간짜리라 전해라!” ○···지난주에 수강 정정이 끝나고 한 학기 동안 함께 할 호형들이 정해졌소. 조별 과제를 좋아하는 교수 호랑이들은 벌써 조를 꾸리라고 하더군. 그런데 웬걸, 벌써 엉덩이를 붙이지 못하고 도망가는 호랑이들을 봤다오. 학교에서
○···호형들 개강은 잘 했는가 모르겠소. 2달 만에 학교에 나오려니 피곤하던가? 그래도 첫날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건 감사한 일이라오. 강의에 자리가 없어 9학점만 듣는 호랑이도 있다오. 불평하길, “듣고 싶은 수업은 4학년들이 채가고, 들어야 하는 전공은 신입생 분반으로 열리니 어떡하란 말이오?” 정정 기간에 교양이라도 잡아 다행이지, 하마터면 휴학할 뻔했다구려. ○···올해부터는 SK미래관에서도 수업이 열리게 됐소. 새로운 건물에서 듣는 수업이라 들뜬 마음에 5분 일찍 도착했다오. 그런데 이게 뭐람! 문을 열었지만 이미 강
○···호형들, 8월은 잘 보내셨소? 한 달간 고려대는 여름만큼 뜨거운 감자였다오! 고려대 출신 연구진들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지 뭐요. LK-99가 고대의 자랑이 될 수도 있겠소! 하지만 설레발은 금물. 학계에선 계속해서 초전도체를 검증 중이라 하오. 모두 초전도체에 처음 가졌던 기대와 관심을 끝까지 이어가 주시길. ○···뜨거웠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학기가 시작됐구려. 지나간 방학을 너무 아쉬워 마시오. 고연전이 호형들을 기다리고 있소. 그런데 웬걸, 한 호형은 첫날엔 안암에 틀어박혀 있을 것이라 하오. 첫날 열리는 야
○···호형들, 고연전 날짜가 확정됐다고 하오. 대관문제로 9월 둘째 주에 열린다고 하구려. 개강도 금요일인 김에 한 주 고대인답게 놀아보리라. 오랜만에 허리 좀 꺾어볼까 했더니, 이게 뭐람! 수강신청 정정기간과 날짜가 겹치다니! 경기장에서 핸드폰만 잡고 있어야 한단 말이오? 이에 한 호형 외치기를, “수강포기제도도 부활했겠다, 정정 실패해도 드롭하면 그만이라 전해라!”○···그런데 고연전이 열리기는 하는 거요? 응원단이 특별기구 탈퇴 의사를 밝힌 후 응원단 얘기로 학교가 시끄럽소. 정작 탈퇴를 결정하는 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는 ‘합
○∙∙∙호형들, 축제의 달이 지났소. 다들 허리는 안녕하시오? 춘추자의 허리는 괜찮은데 지갑이 안 괜찮지 뭐요. 다른 호형들도 그렇다기에 왜 그럴까, 했더니 장학금 지급 날짜가 밀렸다더군! 학기 중도에 휴학하는 사람들이 많아 처리가 느려졌다고 하오. 이번 학기가 어찌나 힘들었으면 서류 처리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많이 휴학했을까 싶어 슬프기도 하더군. 지난 학기에 중도 휴학한 호형이 말하길 “중도 휴학할 때의 희열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소! 휴학 신청서에 사유를 쓰고 제출하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학생들이 휴학 신청서에 쓴 사유를
호형들, 대동제의 의미를 아시오? 다 함께 크게 어울리는 축제라는 뜻이오, 호형들을 바보로 아냐고? 그렇담 대동제의 유래가 고려대라는 것도 알고 있었는가! 이 이름은 1984년에 시작됐소. 당시 총학생회장은 “최악의 역사적 상황에서 먹고 즐기는 축제 문화는 대학생 신분을 이용해 우월과 특권을 누리는 것”이라는 반성에서 출발해 제1회 대동제를 기획했다더군. 저 말을 보는데 마음이 영 뜨끔뜨끔했소. 어깨 걸고 응원가를 부르며 ‘다 함께’는 실현하고 있지만, 대동제 기획 의도와 정반대인 ‘먹고 즐기는’에만 초점을 두고 있지 않았던가? 푸
○…호형들, 자네들은 살이 익는 냄새를 맡아본 적 있소? 출처 없는 냄새의 근원이 어디일까 두리번댔는데 여기저기서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더군. 호랑이 전기구이 집이냐고? 에이, 무슨! 5월의 호형이 어딜 놀러 가겠소? 기껏해야 강의실이지. 분명 교양관에서 서관으로 이동했는데 똑같은 땀 냄새가 풀풀 풍기니, 나 원 참. 털가죽 색 바뀌었을까 봐 어깨도 제대로 못 펴는 호형들의 마음을 아시오? 교수 호형들이 열변을 토하며 팔을 올렸다 내릴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아냔 말이오! 회색 털가죽이 아니라 체크 털가죽이라 다행이지 회색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