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삼성비자금 조성 및 검사 대상 로비 의혹의 실체적 진실은 과연 밝혀질까?

삼성 비자금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처음에는 뇌물검사 명단을 요구하며 수사를 회피하던 검찰은 특별수사·감찰본부를 설치하겠다면 입장을 바꿨다. 이에 앞서 정치권에서는 3개 정당이 삼성 특검법안에 합의했고,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삼성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직자비리신고처의 설치법안과 연결시키며 특검법안을 거부할 태세다.

국내GDP와 수출의 20%, 코스피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하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대학생 사이에서는 선호직장의 1순위에 꼽히는 기업이다. 또한, 이건희 삼성회장은 영향력 있는 기업인, 존경 받는 기업인의 최상위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6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결의 이후 편법증여와 경영권 상속 등의 문제는 삼성의 거대한 외형을 오히려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삼성에 대해 이른바 '떡값검사’들을 지휘선상에 두지 않은 별도의 검찰조직이 수사할 수도, 특검이 도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초국가기업인 삼성이 진실을 감추려든다면 외부에서 누가 와도 진실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체를 밝혀야 할 검찰 경찰 국세청 심지어는 청와대까지 딴 데를 쳐다보고, 많은 언론들이 딴 말을 하는 현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삼성은 진솔한 자기고백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현재의 삼성의 위상에 걸맞는 존경심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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