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의 현재 조기졸업 요구사항은 평점 4.0이상의 학점을 받아야 하고 필수 과목들을 모두 이수해야하며 그리고 낙제된 과목이 없어야 한다. 즉, 평점 4.0에 필수과목을 모두 이수한 학생이라도 ‘F’학점이 한과목이라도 있으면 조기졸업 신청을 할 수가 없다. 물론 학교에서 조기졸업의 제한성을 두기위해 이런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은 무리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요구사항들 중에는 문제점이 있다. 평점 4.0이상의 학점은 조기졸업을 하더라도 그만큼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들을 조기졸업 시켜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당연한 이야기 이다. 만약에 평점의 제한이 없다면 그냥 누구나 묻지마 식의 과목 이수로 조기졸업을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수 과목들 이수의 조건역시 당연한 제한 조건이다. 학교와 각 학과에서 지정한 전공과 교양에 관련한 ‘필수적인’ 과목들이라서 이를 수강하지 않고서 졸업을 한다는 것은 고려대학교의 교육방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제한 과목이 있다면 조기졸업을 신청할 수 없다’라는 조건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의 두 가지 조건은 비록 전에 학점을 적게 받거나 필수과목을 덜 이수하더라도 일반학기를 비롯하여 계절학기를 통해서 부족했던 학점을 올리고 부족했던 이수과목들을 채워나가서 초반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1학년 때 실수로 또는 학교의 학사일정상의 충돌로 ‘F’를 받은 사람들은 이는 아무리 다음부터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도 조기졸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조기졸업을 하기위해서 부족했던 학점도 채우고 필수이수 과목들도 계절학기를 통해서 차근차근 이수하였다. 하지만 1학년 때 계절학기와의 일정 충돌로 ‘수상스키’라는 과목에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F’를 받게 되었는데 1학점자리 pass/fail 과목의 fail로 인하여 조기졸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4학년 때 더 이상 과목을 들을 것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4학년 때 필수과목이 아닌 개설된 교양과목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조기졸업을 하려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기졸업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단 한 번의 실수로 조기졸업을 못하게 되어 1년이라는 시간 혹은 6개월이라는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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