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제는 지난 1995년 전공선택의 다양화, 학과간의 경쟁과 발전방향 모색 등의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는 학부제는 당초 제도가 표방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기초학문 분야의 침체, 행정적 비효율성, 학과 간의 반목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부제가 졸속으로 만들어지고 정치적으로 강요됐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처음 학부제를 도입했던 배경을 상기한다면 일방적인고 학부제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다. 학과별 모집이 비인기 학과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대학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정부의 자율화 추진 정책을 반기기만 할 게 아니라 학부제 폐지가 대학사회에 가져올 영향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또 다른 부작용에 노출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비전에서 대학교육 정상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