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정신’이 가져다 준 승리

오랜만에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우리 선수들 가슴에 붉은 글씨가 보였다.

‘고대정신’

김상훈 감독이 선수들 유니폼에 붉은 매직으로 직접 써준 것이다. 부상선수도 많고,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우리 선수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심어준 것이다. ‘고대정신’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일까? 경기초반 득점을 하며 자칫 어려워 질 수 있던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서영덕이 두 골을 올려 팀 득점을 이끌었다면, 김근배가 승부처에서 페널티킥을 막아 상대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유니폼에 쓰여있는 고대정신

선발진
김오성이 부상으로 서울로 돌아갔다. 약간의 부상을 갖고 있는 강기중이 중앙공격수로 나왔다. 측면엔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김익현과 박정훈이 나왔다. 허리진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탈진으로 쓰러진 권순형에게 휴식을 주고 서영덕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왔고 그 뒤를 황대균과 이용래가 받쳐주었다. 수비진과 골리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전원근, 이용, 이경렬, 김자운(이상 DF), 김근배(GK)가 나왔다.

전반전-선제골 그러나 날카로운 상대 역습
경기 초반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좌우 측면에서 움직임이 살아나지 못했고, 중앙의 강기중은 부상의 영향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오히려 한남대의 측면 공격에 좋은 크로스를 내주며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상대에게 실점까지 했으나 다행히 부심의 깃발이 올라간 뒤였다. 이렇게 경기가 꼬여가던 상황을 풀어준 것은 이용래였다. 이용래는 골대로부터 25m되는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키퍼 박주환이 간신히 막아냈지만, 쇄도하며 들어온 서영덕의 슛은 막아내지 못했다. 이후 한남대는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왔으나 우리 수비진의 투혼에 막혔다. 전반 35분, 박정훈이 상대 진영에서 공을 차단해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는 중 반칙을 얻어냈다. 골대에서 19m 거리. 이용래는 또 멋진 프리킥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박주환이 끝까지 잘 막아냈다. 이렇게 전반전은 우리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후반전 초반-쉽게 얻은 추가골과 김근배의 선방
후반은 쉽게 풀려나갔다. 시작하자마자 김근배가 수비진에서 차준 볼이 서영덕을 넘어 혼전 중 박정훈에게 연결되었다. 박정훈은 270도 회전하며 발리슛을 날렸고, 상대 키퍼가 반응하기도 전에 골망을 흔들었다. 2:0. 여유가 생기자 힘들어하던 강기중을 빼주고 박준태를 투입했다. 박준태가 들어오자 우리팀은 탄력을 받았다. 후반 9분, 이용래가 오른쪽 측면에서 김익현에게 패스를 해주었고, 김익현은 침투하는 박준태에게 로빙패스를 했다. 약간 길어 키퍼가 잡겠다 싶은 순간 박준태는 빠른 스피드를 살려 공을 건드렸고, 공은 골키퍼를 맞고 흘러나왔다. 흐른 공을 뒤에서 쇄도하던 서영덕이 쉽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3:0으로 앞서나갔다. 3점차. 쉬운 승리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한남대의 맹공이 펼쳐졌다. 득점하자마자 바로 이어진 한남대의 공격. 상대 날개 공격수 박상태가 우측에서 돌파를 해 들어왔고, 박스 안에서 전원근이 무리한 태클을 했다. 심판의 휘슬이 울렸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경기시간도 많이 남은 상황에서 3:0과 3:1은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 자체가 다르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상대 키커는 왼쪽 구석으로 강력한 슛을 날렸다. 그런데 거기에 김근배가 있었다. 손끝으로 멋지게 막아낸 것이다.  

<활발한 움직임 끝에 득점에 성공한 박정훈(기도하는 선수)을 격려해주는 황대균(왼쪽)과 김익현(위)>

후반전 종반-한남대의 추격골과 우리의 역습
이후에도 한남대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우측에서 살아나온 볼이 중앙의 공격수에 연결되었고 날카로운 슛이 날아왔다. 김근배가 간신히 쳐냈으나, 다음 정희진의 슛은 막지 못했다. 한남대의 맹공도 거기까지였다. 우리 수비진은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의 날카로운 역습이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31분, 김익현의 패스를 받은 서영덕이 수비수 하나를 제치고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았다. 해트트릭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하지만 서영덕의 왼발 슛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우리는 많이 뛴 선수들을 쉬게 해주며 경기를 굳혔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깔끔한 승리. 수비진의 집중력도 좋았고, 공격진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 5연패를 노리는 우리학교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특히 정신력 면에서 ‘고대정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승돈이 ‘한 개인에 집중하지 않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정신’이라고 설명한 고대 정신. 이 ‘고대정신’이

우리 축구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만드는 세계는 그 동안 어느 대학팀도 이뤄내지 못한 단일 대회 5연패의 신화이다. 이 신화는 결승전에서 동국대와 승부 후에 결론을 쓰게 된다.

[남해=김민규(언론 04) 기자, 사진=김민규]
기사제공 = Sports 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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