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 언론에서는 ‘합리적 보수’ 인사를 선정했다는 요지의 기사를 실었다.

△신진욱 △안진걸 △오광진 △우석훈 등 소위 ‘우리 시대의 진보 인사’로 불리는 56명의 추천을 받아 해당 언론이 선정한 ‘합리적 보수’ 세력에는 △김성식 △김훈 △안철수 △정운찬 등 우리사회 각계각층의 대표격인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결과 중 흥미로운 점은 바로 많은 사람들이 ‘MB와 먼지 혹은 가까운지’를 통해 해당인물이 합리적 보수 인사인지 아니면 수구 인사인지를 판단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합리적 보수’로 선정된 한 인물은 “이 상황이 한국 보수 전체의 실패로 귀결되는 사태는 어떻든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하며 현 정부를 일부 보수 세력의 실패로 규정하기도 했다.

‘젊은’ 보수 세력이 없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선정된 15명 가운데 9명은 환갑을 넘겼고, 50대와 40대는 각각 3명이다. 설문 과정에서 ‘합리적 보수로 꼽을 수 있는 젊은 인물’의 추천을 부탁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응답자들은 ‘젊고 합리적인 보수’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현 정권의 ‘실패’로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의 ‘보수’적인 움직임은 결국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으로 비춰지지 못했고, 오히려 보수의 실패나 수구(꼴통) 세력의 부활로만 눈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 결과 보수 세력은 현 정권 지지세력으로 역할을 하지 못했고, 후계 세력을 마련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현 정부는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정권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철학없는 움직임, 인기에 규합하는 움직임이 아닌 ‘진짜 보수’로서 그 역할을 다해달라. 그것이 진보와 보수 모두를 만족하고, 국민 모두를 만족하게 만드는 진짜 정부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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