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러시아 여자와 날씨는 믿으면 안 된다’ 단원들은 활동 첫날부터 러시아 날씨와 톡톡한 싸움을 치렀다. “분명 출발 전 확인했을 땐 현지 기온이 10도여서 한국날씨랑 비슷하거나 좀 더 추울 줄 알았어요” 이른 아침 마을회관으로 향하던 단원 이정원(문과대 노어노문06) 씨는 모자를 꾹 눌러 쓰며 말했다. 당일 기온은 영하 17도, 거기에 얼굴을 따끔거리게 할 정도의 바람이 몰아쳤다. 마을학교 교사인 알렉산드로브야 씨는 “평소엔 영하 20도, 심할 땐 30도까지 내려가요. 가끔 따뜻한 기간이 있는데 아마 그 때 날씨를 확인했나봐요”라고 말했다.

날씨가 춥다보니 가스와 전기 공급은 매우 원활하다. 어떤 건물이든 일단 실내로 들어가면 추위 걱정이 바로 가신다. 반면 상하수도 시설은 미비하다. 이 때문에 바스호트 가정집엔 마당마다 푸세식 화장실이 따로 세워져있다. 밤에 화장실에 갈 땐 랜턴이 필수다. 봉사단원 박지윤(공과대 정보경영공학부07) 씨는 “첫날엔 밤에 화장실을 가려니 으스스하고 무서웠어요. 하지만 2주 동안 지내다보니 금방 익숙해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씻는 것도 여의치 않다. 한국에서 매일 샤워를 해버릇 하던 단원들은 3~4일 동안 머리조차 감지 못하는 상황에 괴로워했다. 봉사단원 유재원(보과대 보건행정05) 씨는 “물이 워낙 귀하니까 세안이나 발씻기도 마음껏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전 물티슈를 적극 활용했어요(웃음)”라고 말했다.

식수는 1주일에 2~3번 급수차가 와 주고 간다. 학교 식당 근처엔 우물이 있어 요리를 하려면 물을 떠다 써야 한다. 날씨가 추워 물이 어는 날엔 고생이 배가 된다..

칼미키아 민족은 소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해 양고기, 말고기까지 육류 중심의 식사를 즐기지만 고려인 가정에선 쌀밥과 백김치, 그리고 된장국도 먹는다. 다만 한국 음식처럼 음식 간을 맞출 때 설탕을 사용하진 않는다. 봉사단이 불고기를 만들어 현지인에게 대접했을 때 모두들 ‘새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족한 당분 섭취는 초코렛으로 대신한다. 매 식사 때마다 초코렛과 초코쿠키가 담겨져 있는 접시가 함께 나와 식사 후 디저트로 먹는다.

러시아하면 보드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단원들은 매일 저녁 일정을 마치면 현지인이 주는 보드카를 1~2잔씩 마신 뒤 귀가했다. 하지만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경우는 드물다. 러시아에서 보드카는 몸을 데우는데 필요한 만큼만 마시는 생활용품인 셈이다.

글 | 윤지현(사범대 국교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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