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축제는 파행의 연속이었다. 축제를 두고 제43대 안암총학생회(안암총학)와 모자이크축제기획단이 갈라서 전례 없는 ‘두 주간의 축제’가 열렸고, 2010석탑대동제와 모자이크축제 모두 어정쩡하게 끝났다.

지난 1월 신설된 ‘축제특별위원회(위원장=임용수, 축특위)’는 지난해를 거울삼아 전화위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축제만을 위한 기구’ 축특위를 신설하고 ‘2011 고려대학교 대동제’에 대한 집행권한을 위임했다. 지난해까지는 안암총학이 꾸린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가 행사를 기획해왔다. 장기적인 준비와 축제운영에 대한 경험 축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번 대동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차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상설기구로 인준될 가능성도 있다.

누구나 참여하는 ‘판’을 만든다
축특위 측은 대동제를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획단이 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게 아니라, 학내 개별 단위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기획단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동제에는 70여개 단위가 참가 신청을 했다. 대동제에 참가하는 와인동아리 소믈리에 임재영(보과대 생체의공10) 회장은 “지난 대동제에서는 물품 대여를 신청해도 기획단 측에서 제대로 일을 처리해주지 않았다”며 “기획단이 만드는 큰 행사가 중요하지 동아리가 기획한 행사는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임 씨는 “올해는 참여 단위의 주체적인 진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연예인은 그만, 이제 당신이 주인공
대동제 예산 편성에서 연예인 섭외비용이 빠진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2008년과 2010년에는 각각 1500만원과 1400만원을 연예인 섭외 예산으로 책정했다. 평균 비용 1500만원을 들여 설치한 무대도 연예인 공연 위주로 사용됐다. 황금 시간대는 정작 연예인이 독차지하고 뒤에 학생들 공연이 붙는 식이었다. 이번 대동제에서는 축제 예산으로 편성된 5500만원이 모두 학생들이 직접 주최하는 행사 지원에 쓰이고, ‘학생만을 위한’ 무대가 꾸려진다.

일각에서는 연예인 참여 없이는 축제의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 된다. 이에 대해 임용수 위원장은 응원단이 주최하는 입실렌티에서 연예인 공연을 보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연예인 공연은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게 너무 크다”며 “학생들의 자체적인 행사만으로 꾸며지는 우리학교만의 대동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첫 축제 준비에 아쉬움도 남아
축특위는 지난 2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월 중 신입위원을 모집하고 3월까지는 신입위원 교육을, 지난달부터는 무대 등 시설 계약을 완료하는 등 기획을 시작했다. 4월 말부터는 참여 단위를 모집하고 기획서를 받아 지원 단위를 선정했다. 축특위는 △학생자치 단위의 활동 활성화 △축제참여도 향상 △참가단위의 진입장벽 낮추기를 운영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참가단위의 신청 마감이 미뤄져 축제 일정 준비에 차질이 생기고, 영산줄다리기 등의 메인 행사가 취소되는 등 운영상의 미숙도 지적되고 있다. 영산줄다리기는 지난해 모자이크축제에서 큰 호응을 받았지만, 준비기간이 촉박해 결국 취소됐다. 축특위 측은 “시험이 주중에 끝나면서 마지막으로 행사를 정비할 시간이 많이 줄었다”며 “영산줄다리기도 시험이 끝나고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11 고려대학교 대동제 - 축제, 추억을 묻다’는 오늘(16일)부터 4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대학축제 본연의 모습을 묻는다. 임용수 위원장은 “축특위에서 노하우를 축적해 고려대학교 만의 축제 문화를 확립하고 나아가 대동제가 지역축제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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