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1434년, 목판에 유채, 81*59,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런던의 트라팔가 스퀘어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는 영국 국가가 수집한 2300여점이 미술품들이 소장하고 있는데 1250년부터 1900년대에 이르기까지 영국 미술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르네상스, 독일, 네덜란드 등 서유럽 미술 걸작들을 소장하고 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보아야 할 걸작은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이다. 얀 반 에이크<1390 무렵~1441>는 초상화라는 새로운 장르의 첫 번째 화가다. 그는 네덜란드 화가라는 점 외에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눈으로 보여 지는 사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유럽 미술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얀 반 에이크가 유화물감을 사용해 사실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미술사 최초로 모델의 전신을 그려 넣은 2인 초상화다.

네덜란드에 온 이탈리아 상인 아르놀피니의 결혼식을 묘사한 이 작품에서 남녀 뒤에 중앙에 있는 거울의 12개의 테두리는 가톨릭교회의 수난절에 예배드리는 ‘십자가의 길’을 의미하고 있다. 거울에는 이 방의 창문과 결혼하는 남녀 그리고 결혼을 주관하고 있는 신부님 그리고 방 끝에 있는 화가 에이크가 보인다. 성경에 보면 두 사람이 있어야만 결혼식을 증명한다고 했다. 거울 안의 두 사람은 결혼식 증인을 나타낸다. 거울 안에 얼룩하나 없이 깨끗한 것은 마리아의 동정과 원죄없이 그리스도를 잉태하심을 상징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거울은 15세기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거울로서 가운데가 불록 튀어나온 형태다. 당시 거울을 만드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크기가 작았지만 장식용으로 인기가 많았다. 볼록 거울과 그 위에 새겨진 문구는 이 작품을 해석하는 열쇠가 된다. 벽면에 라틴어로  ‘반 에이크 여기 있었노라. 1434년.’ 라고 새겨진 문구는 그가 이 결혼의 입회인임을 증명하고 있다. 거울 양편에 걸려 있는 묵주와 솔은 당시 인기 있는 결혼 선물로서 기독교 교리에 기도와 노동을 의미한다.

방안의 모습은 수수하지만 침대가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부부의 침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랑과 신부의 위치도 계산에 의해 그려진 것이다. 신랑이 외부로 향하고 있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의 전통적인 역할을 암시하고 있다. 신부의 그림자가 침대에 드리워져 있는 데 그것은 여자의 생활이 집안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창가 밑 탁자 위에 있는 과일은 인간의 원죄를 상징하고 있는 열매 사과다. 사과를 그려 넣음으로서 인간의 원죄를 기억하고 종교의 구원을 받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샹들리에는 촛불 하나가 켜져 있다. 이 작품에서 촛불은 꺼지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상징하고 있고, 신랑신부가 신발을 벗고 있는 것은 성소라는 의미를 지닌다. 거울 옆에 있는 묵주는 순결을, 개는 서로에게 충실한 결혼생활을 상징하고 있다.

이 작품은 15세기 당시에는 혁신적인 초상화였다. 보통 초상화는 당시에 반신상 위주였는데 이 작품은 전신상으로 그려져 있다. 또한 초상화가 그려진 곳이 방안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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