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공개라는 세계적 이벤트와 국내 최신 휴대폰의 가격할인 소동이 벌어진 지난 주는 인터넷 세상에서 아쉬움과 찬탄이 넘쳐났다. 이른바 ‘버스폰’과 ‘택시폰’ 사이를 헤매던 소비자들에게는 분주한 한 주였을 터다. 하지만, 이렇게 설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갈수록 무거워지는 통신비 부담이었다. 통계상으로도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증가해 최근에는 6%대에 이르렀고, 이는 식료품비 다음 순위를 차지한다. 이러한 사정은 주머니가 얇은 대학생에게도 마찬가지다.

때마침 지난 6일 서울행정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에 ‘통신비 원가 산정 자료’를 포함한 2011년 이동통신사와 구성했던 통신요금인하 테스크포스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러한 판결에 부정적인 대응을 보이던 방통위는 11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해에도 소비자들의 반발에 통신사들이 기본요금을 소폭 인하했지만, 실제로 지출하는 통신비에서 이를 체감할 소비자는 거의 없다. 요금제도 달라질 때마다 기본요금이 올라가고 있고, 휴대폰 기기의 출고가격은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소비자의 원가공개 요구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은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반박하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영업이익률이 국내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의 2배에 달하고, 통신사의 보조금 경쟁과 마케팅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 지불한 것이다. 이동통신산업은 공공자원이자 희소자원인 무선주파수를 할당받아 서비스하는 공공재 성격을 띤다. 법원의 판결도 있었지만 방통위는 통신비의 원가를 공개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이제 통신은 개인의 삶에서 분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공정한 자원배분은 전체 사회의 복지수준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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