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1706호는 반쪽자리 신문이었다. 16면에 걸친 기사와 사진보도의 여느 때의 신문과 다름없이 충분한 ‘양(量)’을 만족한 반면 ‘질(質)’은 그렇지 못했다. 총학생회부터 고연전, 이천수 선수의 녹지 방문까지 다양한 컨텐츠로 지면을 준비한 반면 사건들이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독자들을 배려하지 못한 점이 엿보였다.

1면의 총학회칙 개정 기사와 흡연부스 시범 설치 관련 기사는 보도의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아 가독성이 높았다. 특히 총학회칙 개정 기사는 사건의 전반적인 배경과 실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 대표성이 있는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것이 훌륭했지만 사소한 기호 표기 오류, 인터뷰이의 소속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이 앞에서 말한 ‘질’의 문제가 보였다.

게다가 철저한 사전 조사와 수준 높은 보도를 기대한 ‘대학생의 한숨 기사’는 이번 호 고대신문의 질을 하향평준화하는데 크게 일조한 것으로 판단되어 아쉽다. 인터넷 불법 도박을 주제로 선정했다면 기사의 비중을 높이고 독자들로 하여금 기사에 동의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최소한 수치화된 통계나 시의성이 있는 전 사회적인 사건을 제시해야한다. 그러나 본지의 기사는 소수의 사례자, 전문가의 이야기로만 기사를 풀어내고 있다. 이 기사로만 보았을 때 인터넷 불법 도박은 ‘대학생’의 한숨이 아닌 ‘진짜 소수의 대학생’의 한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대신문이 새 학기의 시리즈로 준비한 특집 기사가 두 면에 걸친 양을 채우는 기사로 전락한 것으로 판단되어 안타깝다.

보도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고연전 농구경기 입장 문제 기사는 기사의 기본적인 틀이 잡혀있지 않아 많은 독자가 읽는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가 된 사건의 배경, 진행 상황, 관계자 인터뷰 및 향후 대책 등 많은 것을 담으려 했지만 모든 자료의 순서가 일목요연하지 않아 기사보다는 일상적인 산문에 가까워 보인다. 예를 들어 기사에 입장권이 있는 학생들이 입장하지 못한 이유를 제시할 때 그 사이에 통제 인원 확충에 대한 문단, 발행 티켓 증량 등의 해결책을 배치해 읽는 학우의 입장에선 사건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복사표를 이용한 것으로 의심을 받은 학부 학생회장이 학내에 대자보를 붙인 시일이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기사에는 그와 같은 사실이 빠져있는 대신에 마지막 문단의 아이스하키 관련 내용은 기사의 전체 맥락과도 아예 동떨어진 것으로 느껴지며 인터뷰 질문과 대답의 호응도 맞지 않았다. 게다가 이 기사에도 부정 입장을 부정 ‘입학’으로 오기한 문장이 있어 아쉽다.

비록 고대신문은 여타 일간지와는 다른 대학의 신문이라는 점에서 독자는 ‘아마추어’ 기자의 도전 정신과 역량을 감안하지만 1707호 고대신문에서는 대학생 기자들의 ‘프로’ 정신을 기대해 본다.

장경옥 사범대 영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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