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학언론인들에게 큰 자괴감을 안겨준 일이 벌어졌다. 한 대학신문에 실린 칼럼이 일간지에 실린 글을 표절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제가 제기되자 해당 신문사는 곧바로 기사 표절을 사과하고 문책과 재발방지를 약속하였다. 그렇지만 독자의 싸늘해진 시선이 금방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사실마저 모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대학신문은 기사 표절만큼 무서운 독자의 무관심과 외면을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신문은 대학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오는 11월 3일 창간 65주년을 맞는 고대신문이지만, 이보다 오랜 역사를 내세우는 학보도 국내에는 여럿이 있다. 그 연원이 무엇이든 대학신문은 독재정권 하에서는 민주화의 투사로, 학문 활동의 주창자로, 때로는 남녀 대학생을 잇는 낭만의 메신저로 대학 구성원과 함께 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형식적인 민주주의가 자리잡고, 통신기술의 혁신과 개인주의의 물결 속에서 대학신문의 위상은 퇴색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혁명속에 대학생은 누구보다 빨리 신문에서 멀어지는 중이며, 대학과 대학생만의 고유한 문화와 의식은 사라지고, 대학생 공통의 화두와 문제의식을 모아내기도 힘들다.

대학신문을 만드는 이들에게 오래전부터 위기의식이 팽배했지만, 쉬운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상당 부분이 시대의 흐름이 초래하였지만, 이러한 흐름을 적극 활용하지 못한 대학언론인에게도 책임이 있다. 독자들이 대학신문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위기 극복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신문이 나오는 과정을 보면 매주 학생기자들이 신문을 만들기 보다는 신문이 학생기자들에게 사납게 덤벼드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래도 두려움 없이 해답을 찾기 위해 분투하겠다고 창간 65주년을 맞으며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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