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총학생회가 하반기 정기 전학대회에서 제안한 학생회비 최소 5% 이상의 인상결의안이 임시전학대회에서 무산됐다. 이번 의결 무산으로 총학생회비는 2004년 이래 동결된 상태다. 총학생회가 어렵사리 제안한 인상안이 결국 무산이 된 만큼 앞으로 재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임시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비 인상 결의가 무산된 원인은 정족수 부족이다. 의결 정족수인 대의원 3분의 2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학생회비를 배분 받아서 사용한 학생대표들이 총학생회비 인상안에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게 의아스럽고 안타깝다.

매학기 단과대 학생회와 총학생회의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경비가 부족해 곤란을 겪어왔다. 이에 학생회들은 행사 때마다 기업체와 학교인근 상점에서 후원을 받거나, 자신들이 받은 장학금을 털어 넣어야 했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프로모션 행사도 재원확보를 위해 어쩔수 없는 학생회의 선택이었다. 학생회비를 5%를 인상이 큰 금액은 아니다. 학생 1명당 500원 정도이고, 학생회가 얻는 추가금액도 5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총학생회비의 인상은 적은 금액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바로 학생회비가 학생들과 밀접한 비용이며 지출인 것을 호소하는 계기인 것이다.

학생들이 바라는 대로 학생회가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 이것은 학생회 일을 조금만 해본 학생이라면 다 아는일이다. 이러한 동의가 전제된 가운데 학생회비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여야 한다. 학생들은 쉽게 학생회비 용처에 대한 홍보부족을 말하지만, 정확히 따지면 그것은 홍보부족이 아니라 관심부족의 결과이다. 학교 주변의 커피 한 잔 값과 학생회 활동의 1년을 담보하는 학생회비를 비교한다면 어디에 의미를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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